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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서열화 타파하고 공교육 정상화 제도 도입 나서라”
1500여 시민,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 촉구 시국 선언 기자회견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11/05 [07:45]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정부가 조국사태가 몰고 온 특권 대물림 교육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수능 정시확대 방안에 대해 진보성향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학생 및 일반시민과 학부모, 교사와 교육계, 시민단체와 학계, 정치, 언론 및 종교계를 망라한 1500여명의 시민들은 4일 오전 11시,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대입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교육체제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정시 확대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전국 각계를 망라한 1500여 시민들은 4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입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교욱체제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은동기

 

이날 시국선언 참여자들은 “조국 사태로 불거진 한국 교육의 문제를 단지 정시 확대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수능을 통한 선발이든 학생부종합전형이든 현행 입시 방식을 조금 고치는 것으로는 교육을 통한 특권 대물림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강력한 교육 개혁은 입시 방식의 부분적 개선이 아니라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자체를 없애거나 쇄신하는 일로 확장되어야하는데도 현 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대책을 충분히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개혁, 대학 서열화 철폐부터 시작해야

 

첫 발언에 나선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이제 입시지옥은 넓고 깊어져 아이들을 죽이는 단계에 이르렀고, 그 피해가 수시, 정시, 학종, 수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회에서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에 학생들은 영·수·국에 억매여 스팩을 쌓아야 하고 표창장 등에 억매이게 되었다”면서 “고전을 읽고 선인들의 지혜 위에 인간의 가능성을 열어가야 할 그 나이에 기성세대가 짜놓은 프레임 안에서 이 세대가 쳐놓은 그물망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현 교육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 은동기

 

이 위원장은 이어 “청소년들의 가능성을 재단해 버리는 이런 제약들이 그것을 열어줄 대학의 관문에서부터 버젓이 존재한다는 것은 후속세대를 향한 크나큰 죄악”이라며 “이 개혁은 대학의 서열화를 없애는 것과 대학입시제도 개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수시나 정시, 학종이나 수능제도 개선으로는 가능하지 않으며, 좀 더 근원적으로 대학의 서열화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학벌에 따른 임금과 직무 차별하는 한 고교와 대학 서열화 사라지지 않아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교육을 알지 못하는 정권에서 학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맨탈이 강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이라며 “정시확대라는 대통령의 한 마디에 국가 교육의 역사가 흔들리는 것을 보며 절망한다”고 개탄했다.

 

▲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    © 은동기

 

이어 “대학입시는 어떻게 바뀌어도 또 다른 문제만 야기할 뿐”이라며, “정시가 100%가 된들 수시로만 입학한들 우리나라 교육이 바뀔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수능이든 내신이든 1등부터 꼴찌까지 이렇게 줄 세우는 한 무한 경쟁으로 인한 아이들의 고통은 조금도 줄어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줄 세우기에 있다. 기업들이 학벌에 따라 임금과 직무를 차별하는 한 대학 서열화와 고교 서열화는 절대 사라질 수 없으며, 대졸자와 고졸자 사이에 직업선택의 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설명이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그러면서 최근 3년 간 삶의 끈을 놓는 청소년들이 급증하는데 대해 “성적에 좌절하고 친구가 없어서이며,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우리 모두가 방관자이고 동조자”라고 자책하고, “최근 사태에 대해 우리 사회는 좌우는 없고 상하만 존재한다는 주장에 크게 공감한다.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사회의 수직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구감소로 대학을 선택해 가도 대학정원이 남는데 왜 우리는 변별력을 따져야 하나. 이제는 그들만의 ‘SKY케슬’을 무너뜨려야 한다. 가진 자들의 견고함을 뚫을 수 있는 방안을 우리 모두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처럼 ‘적극적 조치’로 기회의 평등 제공하는 입시제도 도입해야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선진국 중에서 입시의 가치로 ‘공정’을 내세우는 나라를 보지 못했다. 왜 선진국은 ‘입시의 공정성’에 관심이 없을까. 공정성은 기본적으로 ‘경쟁’에서 고려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어느 나라도 교육을 경쟁으로 보지 않는다. 교육적 가치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며, 경쟁은 성인이 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미성년자들에게 공정한 경쟁을 시킨다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라고 반문했다.

 

▲ 조시굿 이화여대 교수    © 은동기

 

이어 “유럽이나 북유럽국가의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 초·중·고·대가 모두 공교육으로 평준화되어 있고, 대학에 가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이미 교육에서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입시의 공정성은 전혀 신경 쓸 일이 없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우리나라와 같이 학생의 성적과 부모의 재산 간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나라에서는 정부가 학생의 경쟁을 억압하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장치를 입시에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의 서열화가 타파된다. 정부가 앉아서 공정한 입시의 심판관이 되겠다는 것은 미성년자인 학생들에게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손 놓고 구경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지난 12년 동안 우리나라가 불평등이 매우 고착화된 미국의 대학입시제도를 도입한 것은 잘 한 선택이라고 전제하고, 계급화된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을 위한 대안으로 유럽처럼 공정성이 전혀 없는 제도보다 미국처럼 적극적 조치(Affirmative Action)로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는 입시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입시문제가 치열하고 사회가 피폐해졌을 때, 케네디 대통령이 ‘적극적 조치’를 파격적으로 도입한 결과, 대학 서열이 없어지고 어느 대학에 가도 문제가 없으며, 모든 학생에게 부모의 재산과 사는 지역과 학교에 상관없이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체계가 확립되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적극적 조치’없이 미국의 제도를 받아들여 학벌을 존치한 채 무한 경쟁을 시켜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공정성의 문제가 일어나는 두 가지 이유로 학벌을 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과 우리 입시가 정시, 수시 두 트랙을 어려서부터 선택해 가야 한다는 점을 들고, “전세계 어느 나라도 투 트랙으로 가는 나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수능 정시 확대’는 5지선다 객관식 정답 찾기 교육 강조하는 것, 즉각 취소해야”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대학서열 타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은동기

 

이들은 ‘대입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오피니언 일동’의 이름으로 발표된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한민국을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눈부시게 발전시켜왔던 ‘교육’이 오늘날 이처럼 모든 면에서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걸림돌이 된 이유는 “교육이 사회적 불평등의 재생산 장치가 되고 특권의 대물림 통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역대 정부가 모두 대학입시 정책에서 실패한 것은 대학 서열이 엄존하는 한 보다 높은 서열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이 그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수능 정시 확대’는 5지선다 객관식 정답 찾기 교육을 강조하는 것으로 ‘미래 교육’이란 관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정책으로 즉각 취소해야 하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대학의 서열을 타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 정부들이 공교육의 정상화나 공정한 입시경쟁 또는 다양한 선발 등 온갖 명분을 내세워 입시제도를 개선에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이유는  대학서열이 엄존하는 한 보다 높은 서열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이 그치지 않기 때문이며, 학벌에 의한 차별을 은폐하기 위해 학벌 기득권자들은 입시의 공정성을 선전하지만 입시가 공정하게 관리된다고 해서 그것이 불평등의 재생산 장치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며,  공정한 불평등, 공정한 차별이란 네모난 삼각형처럼 불합리한 것이며,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불의라고 지적했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특권대물림 교육열차를 형상화하고 이 열차를 중단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은동기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특권대물림 교육열차를 형상화하고 이 열차를 중단시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같은 날, 정부의 대입 정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중 확대 정책에 반발해온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경북 안동에서 ‘제69회 정기총회’를 열고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화와 수시·정시 통합 등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중장기 대입 개편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대입제도 개선연구단 2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수능 비중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 개편, 중장기 논술형 수능 도입 등 ‘수능 우대’로 흐르는 교육부의 정책과는 정반대로 수능을 대학 입학을 위한 참고자료로 사용하고, 학종을 4개 핵심전형 중 하나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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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05 [07:4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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