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회·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12월 첫 휴일, 2015년 9월 추자도 어선 돌고래호 전복 사고후 최악의 해양 사고 발생
22명 중 13명 숨지고 선장과 승객 등 2명 실종.
 
김진혁 기자 기사입력  2017/12/04 [10:20]


▲ 해경 대원들이 3일 오전 6시 12분께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인천해경 제공     © 김진혁 기자

12월 첫 휴일, 2015년 9월 제주도 추자도 어선 돌고래호 전복으로 15명이 숨진 이후 최악의 해양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오전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부딪힌 뒤 전복돼 배에 타고 있던 22명 가운데 13명이 숨지고 선장과 승객 등 2명이 실종됐다.


사고 상대 선박인 급유선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해경이 긴급구조에 나섰지만, 충돌로 인한 강한 충격과 사고 해역의 차가운 물과 강한 물살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컸다. 해경과 해군은 함정 39척과 항공기 8대를 투입,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 겨울 수마가 13명의 목숨을 앗아 갔지만 해경과 정부의 대응은 세월 사고 때 늑장대응과는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속한 대응을 지시했다. 해경도  바다에서 구조와 수색을 벌이는가 하면 언론을 상대로 신속하게 사고 원인을 비롯해 현장 상황을 중계했다.
 


▲ 해경 대원들이 3일 오전 6시 12분께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인천해경 제공     © 김진혁 기자


◇ 출항 9분 만에 사고 = 낚싯배 선창1호(9.77톤)가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을 출발한 것은 3일 오전 6시쯤이었다. 선장 A(70ㆍ실종)씨와 선원 B(40ㆍ사망)를 비롯해 20∼60대 낚시객 20명을 태운 선창1호는 부두를 떠나 남쪽으로 향했다. 겨울비가 내리고 동이 트기 전이었지만 낚싯배의 출항신고와 허가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인천해경은 "사고 선박은 정상적으로 낚시어선업 신고를 한 배로 승선 정원(22명)도 준수해 출항절차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으며, 선창1호는 출항 9분 만인 오전 6시9분쯤 진두항 남서방 약 1마일(1.6㎞) 해상에서 336톤급 급유선과 부딪혀 뒤집혔다.


◇ "충돌충격, 기절 가능성" = 사고가 나자 낚싯배와 충돌한 급유선 '명진15호'의 선장이 112에 신고했다. 인천해경은 오전 6시13분 사고 해역과 가장 가까운 영흥파출소에 고속단정 출동을 지시했다. 고속단정은 오전 6시26분 진두항을 출발, 오전 6시42분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112신고가 접수된 지 33분 만이었다.


낚싯배와 충돌한 급유선 명진15호 선원들은 바다에 빠진 낚싯배 승객 4명을 구조했다. 뒤집힌 낚싯배 안에는 14명이 갇혔고, 8명이 바다에 빠졌다. 선실에 있는 승객을 구하기 위해 오전 7시36분 수중구조팀이 투입됐지만 해경이 이들을 배 밖으로 빼냈을 때는 전복된 배안에 남아 있는 공기에 의존해 있던 14명 가운데 3명만 목숨을 건진 상태였다.
 
해경과 해군 함정ㆍ헬기가 사고 해역에 출동해 수색에 가세했다. 하지만 선장 A씨와 승객 B(57)씨는 3일 오후 날이 저물 때까지도 발견하지 못했다. 강한 물살 탓에 낚시객들이 사고 지점에서 바로 발견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도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 배 안팎에서 발견된 승선원 20명 가운데 의식이 없던 이들이 끝내 숨지면서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생존자 7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선체 안에서 발견된 14명 가운데 11명은 숨졌다.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발견된 6명 가운데 2명도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선실에 있던 승객들이 선박 충돌의 충격으로 기절했다가 갑자기 물을 먹는 바람에 사망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해상 표류자 가운데 사망자보다 선실내 사망자가 많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     © 김진혁 기자

◇ 좁은 수로 나란히 운항 왜 ? = 해경은 일단 실종자 수색에 주력한 뒤 명진15호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해역에 크레인 바지선이 도착, 선창1호를 인양했지만 배 안에서 실종자 2명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조명탄을 사용해 사고 해역 주변에서 야간수색에 돌입했다. 해경은 사고가 난 낚싯배가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이었고, 출항도 정상적인 신고를 거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당시 구조된 승객들도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낚싯배와 급유선이 바다에서 충돌한 이유가 진두항 남쪽에 있는 폭 0.2마일의 좁은 물길을 나란히 지나다가 부딪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생존자는 "급유선이 낚싯배의 왼쪽 선미를 강하게 충격했다"고 증언, 서로 정면으로 부딪힌 충돌이 아닌 뒤에서 들이 받은 추돌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충돌한 낚싯배와 급유선이 같은 방향으로 운항 중이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우선 시급한 실종자 구조를 마친 뒤 급유선 선장 등 관련자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희생자 8명, 부검 위해 국과수 이송 = 시흥ㆍ안산 지역 병원에 안치됐던 낚시객 8명의 시신은 이날 오후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됐다.


희생자 3명이 안치된 장례식장 관계자는 "사망자들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검후 유족들이 주거지 인근 장례식장으로 향할지 다시 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흥 시화병원과 고대안산병원에 각각 안치된 희생자 5명도 국과수로 옮겨졌다.
 





◇ 선창1호 2000년 제조 FRP 어선 = 선창1호는 2000년에 제조된 9.77톤급 낚시 어선으로 승선 정원은 22명. 진두항을 출항할 때 선장 1명, 보조원 1명, 낚시객 20명 등 22명 정원을 꽉 채웠다. 길이 13.3m, 폭 3.7m 규모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제조됐다.


선창1호는 평소 영흥도 진두항에서 오전 6시에 출항해 오후 4∼5시에 귀항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낚시 어종은 주로 갑오징어ㆍ광어ㆍ우럭ㆍ주꾸미 등이다. 낚시어선업은 어한기에 수입이 없는 10톤급 미만 영세어선의 부업을 보장해 주기 위해 1995년 낚시어선업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다. 영세어선을 대상으로 한 법규이다 보니 낚시 어선의 이동 거리 제한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바다낚시가 점차 레저로 자리 잡자 낚시영업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배가 늘어났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어창을 승객 객실로 개조하고 고속운항을 위해 엔진ㆍ기관도 신형으로 바꾸는 배들이 늘었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낚시 어선들이 손님유치를 위해 선주ㆍ선장과 월척을 낚으려는 낚시객의 과욕이 맞물려 크고 작은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통령 49분만에 보고 받고 "긴급대응" = 문 대통령은 사고 발생 49분만에 첫 보고를 받고 긴급대응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7시 1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의 1차 보고를 시작으로 모두 두 차례의 전화보고와 한 차례의 서면보고를 받고 "해경 현장 지휘관의 지휘하에 해경ㆍ해군ㆍ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해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오전 9시 25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해경ㆍ행안부ㆍ세종상황실 등을 화상 연결해 상세 보고를 받았다. 또 오전 9시 31분에는 "현장의 모든 전력은 해경 현장지휘관을 중심으로 실종인원에 대한 구조작전에 만전을 기하라"며 "현재 의식불명 인원에 대해 적시에 필요한 모든 의료조치가 취해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현장의 선박ㆍ헬기 등 많은 전력이 모여 있는데 구조를 하는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유의하라"며 "신원이 파악된 희생자 가족에게 빨리 연락을 취하고 심리적 안정 지원과 필요한 지원사항이 있는지 확인ㆍ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필요시 관련 장관회의 개최를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판단하라"며 "현장 구조작전과 관련해 국민이 한치의 의구심이 들지 않게 필요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추측성 보도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에게는 "실종자 3명이 선상 내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해상표류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공기ㆍ등을 총동원해 광역항공수색을 철저히 하라"고 각각 지시했다.


◇ 국무총리 관계장관 회의 긴급소집 = 대통령 지시에 이낙연 국무총리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정부서울청사내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소집하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하냐 더 중요하냐의 문제를 떠나서 사망자 사후 절차를 지원하는 문제, 슬픔에 빠진 유가족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등의 문제에 차질이 없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고 사망자 가족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위로의 마음을 전해드린다"며 "이른 시간에 해경과 해수부, 인천광역시,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들이 수고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현장을 중심으로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고 원인에 합동조사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고, 바다를 끼고 있는 인천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것도 사고 원인과 함께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실종자 수색 등 남은 과제는 해경이 중심이 돼서 챙겨야 할 것"이라며 "해수부와 행안부, 국방부는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3일 오전 인천시 웅진군 영흥면 진두항에서 구조대원들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 사고 관련 희생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진혁 기자

◇ 여야 "최선을 다해 수습해달라" = 여야는 "정부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달라"라고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은 직후 구조를 위한 긴급 조치를 지시했고, 당국이 실종자 수색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실종자들이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정태옥 원내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또 안타까운 대형 해난사고가 일어났다"며 "재난의 원인과 정부의 대응에 대한 잘잘못은 별론으로 하고, 정부가 구조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논평에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를 드린다"며 "정부는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라고 말했다.


정직은 최선의 책약이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7/12/04 [10:20]  최종편집: ⓒ wngo
저작권자(c)한국엔지오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