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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김석환, 심천에서
 
김석환 기사입력  2018/01/12 [14:42]

  
심천에서
       김석환 (1953년~ )



뒷굽을 들고 뒷굽을 들고
벌판을 내달려온 바람은
이별이 되어 흩어지고
안테나 높이 세우고 서서
뿌리만 깊어지는 미루나무
미루나무 뿌리털 적시며 흐르는 여울물 소리는
지병을 다스리다 가신 어머님의 잠으로 깊어져
말 없음 표.....
심천이 되었다
처마끝이 낮은 강촌
울타리에 널어놓은 옥양목 홑이불에
강 안개 곱게 서리는 삼경
강가에 우거진 갈대숲에서
귀뚜리 또리또리 서툰 발성으로
어머님 생전의 베틀가 익혀가는
여기는 영동군 심천면 심천리
친구여 네 꿉꿉한 신발을 벗고
이 냇가에 서보렴
홀연히 귀가 열려
어릴 적 잔뼈를 굵혀 주던 사투리 들리고
네 마음의 사금을 일어 가는
물소리 여울져 오겠네


 
이오장 시인의 시 해설/ 마음이란 사람의 가슴에 어떤 모양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뇌의 움직임을 말한다. 어떤 사물이나 대상으로 인하여 뇌가 움직임이고 그 움직임으로 사람의 행동이나 상상은 시작된다. 이것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하여 어떤 한 사람의 마음으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데 이런 사람을 시인이라 부른다. 그래서 시인은 감동을 열어주는 사람, 상상을 그려주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사람의 행동과 상상은 일치하지만 개개인이 가진 마음의 크기와 변화는 틀리다. 그런 마음의 특성을 하나로 합쳐주는 것이 시인이다. 우리는 모두 고향을 가지고 산다. 도시에서 태어나 농촌 풍경을 모르는 사람도 나름대로 추억은 가지고 그것을 잊지 않은 채 시시때때로 떠올리며 그리워한다. 고향은 영원한 안식처로 영혼의 뿌리는 언제 어디서나 고향에서부터 자라나고 세월이 흐를수록 커진다.

김석환 시인은 고향의 그림을 그려놓고 그곳으로 돌아가 영원히 살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고향을 떠나와 도시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고향의 품을 돌려주고 이별을 재촉하는 바람을 멈추게 하여 뿌리 깊은 미루나무에 기대어 비단 자락처럼 흐르는 물소리를 듣게 한다. 너무 큰 감격에 어머니를 부르다가 울타리에 널어놓은 옥양목 자락을 움켜쥐게 한다.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심천리를 각자의 고향 주소로 바꾸지 않아도 누구나 자기가 태어난 곳을 떠올리게 하여 어머니의 베틀가를 듣게 하고 사투리로 친구를 부르게 한다. 하나의 끈으로 공을 돌려 전체 우주를 돌아보게 하는 원심력의 마력을 실현한 듯 사람마다 지니고 사는 향수를 깨워 시가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으며, 사람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자신이 태어난 곳이라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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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2 [14:42]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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