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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한수, 내편
 
한수 기사입력  2018/02/12 [10:42]

  
내편
             한수(1957년~ )

 
너나없이 울타리 치고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네편 내편 살피를 가르는
쓸쓸한 길목에서
한 사람 쯤은
무조건 나를 두둔하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주는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말과 짓거리가
참으로 아니더라도
그래, 맞다 맞다고 보듬어주는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긴 계절을 달려온
내 생의 환승역까지 같이 할
제 빛으로 물든 가을숲 이파리 같은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이오장 시인의 시 해설/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에게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친구라는 대답이 바로 나올 것이다. 그 누구에게 물어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나를 알아주는 친구는 무엇인가. 친구란 나를 던져 구해야 하는 가장 귀중한 존재로 나를 주장하면 순식간에 없어지는 그런 거다. 있으면 모르고 없어져야 비로소 느끼는 친구, 내가 주고 준 것을 잊고 받아도 받은 것을 잊어야 하며 함께 숨 쉬는 것까지 잊어야 진정한 친구다.

사람 사이는 서로가 모르는 벽이 존재한다. 부자 간과 사제 간, 부부 사이에서도 벽은 가로막혀 있다. 하물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친구라는 존재는 어쩌면 실제 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신은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줄 수 있는가를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존재할지, 아마 한 사람도 없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문명의 발달과 편리에서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나와 하나라고 느낀다는 것은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한수 시인은 이러한 존재를 진정으로 원한다.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울타리치고 사는 세상에 나를 대신하여 줄 그런 사람이 없는 사실을 떠올리고 나를 던져 친구를 찾는다. 우리는 모두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가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 속에서도 나를 위한 삶의 방식을 고집하며 나만을 위하여 발버둥 친다. 시인의 심중에서 그것을 절실하게 느끼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그 느낌만을 간직할 뿐 나를 던져 친구를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한수 시인은 모두를 대변하여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찾으려면 자신을 던져야 한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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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2 [10:42]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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