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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도깨비방망이
 
김해빈 기사입력  2018/02/23 [12:14]

현대판 도깨비방망이
김해빈(시인, 칼럼니스트)

사람은 꿈을 꾼다. 미래를 예측하는 꿈이 아닌 현실을 벗어나려는 꿈, 어려움이 닥치든가 외로움을 느꼈을 때 더욱 그렇다. 또한 욕망을 채우지 못하는 현실에서 상상으로나마 만족을 느껴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실체가 없는 꿈이라서 깨고 나면 허망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이유로 현실 같은 꿈의 실체를 만들어낸 것이 도깨비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무수히 도깨비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어른들의 도깨비 이야기 속에서 동심을 키우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배웠다.

꿈은 상상이다. 그에 비교하여 도깨비는 꿈이 만들어 낸 가상의 상징물이다. 도깨비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또 하나의 꿈인 것이다. 도깨비는 사람 형상을 하고 나타나는 다분히 상징의 존재다.

보통은 괴물이나 귀신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한국 고유의 도깨비는 사람을 혼내거나 괴롭히기보다는 우직하고 순하여 인간들과 함께 어울리며 놀고 싶어 하거나 친하게 지내려는 것으로도 전해져 왔다.

또한, 따돌림을 당하면 화를 내고, 체면을 중시하기도 하고 시기와 질투도 많지만, 노래와 씨름, 장난을 좋아하는 약간은 멍청한 존재, 늘 우리와 가까이하는 친숙한 존재로 전해지고 있다.

사람은 아무리 풍족하게 물질을 쌓아두어도 만족을 모르고 언제나 부족하다. 그 만족을 채우려는 욕심으로 도둑질하고 빼앗고 싸우며 산다. 그 속에서도 가난한자들에게 배려해서 무엇이나 만들 수 있고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허상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곧 도깨비다.

도깨비는 못하는 게 없다. 사람이 꿈꾸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어 부족한 것을 채워주기도 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신앙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아 영향을 끼쳤으며, 민간에서부터 양반까지 아울러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왔다.

특히 그 도깨비의 상징인 방망이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희망을 권력자에게는 응징의 역할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것은 도깨비의 특성상 백성의 생활에서 많이 발현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마디로 도깨비는 가난한 백성의 희망이며 도깨비방망이는 권력자들보다 백성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가난한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었다.

허상이지만 허상이 아닌 듯 도깨비방망이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인 쾌감을 만들어내는 만능의 영웅이었다. 그 도깨비가 현대판 도깨비로 진화하여 우리 곁에 살고 있다.

사람의 꿈을 좌지우지하는 로또복권이나 일확천금을 안겨주는 투기로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고 희망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그 도깨비방망이가 못 가진 사람들의 희망이 아닌 권력자나 노동 없이 일확천금을 거둬들이는 자들의 만능몽둥이로 휘둘러진 것이 사실이다.

잘못된 과거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의 노력으로 극단의 방망이를 제대로 두드리고 있는지, 일시적인 방편은 아닌지, 국민 모두는 주시하고 있다.

정치는 순간에 이뤄지지 않는 지연의 법칙을 따라야 하며, 무엇이나 철저하게 계획하여 완벽하게 진행해야 모두를 위하는 정치가 된다. 너무 서두르기만 하여 좌우가 맞지 않아 삐걱거리지 않는지 살펴야 하지만, 반면, 견제하여 정적에게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방망이의 크기를 자꾸 키우거나 지금의 권력에 연연해서 그 방망이로 위협만 한다면 그 또한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도깨비방망이는 만능이지만 망각한 권력자의 손에 잡히면 호되게 골탕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을 국민의 정부는 잘 알아야 한다. 서민의 손에 들려있을 때는 무엇이나 이뤄주는 방망이지만 통치자의 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때 진정 민중을 위한 정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보여주기식의 뜬구름 잡는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약자를 위해서라면 희망의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려야 하고, 특히 부조리한 권력자나 불로소득을 취하는 자들에게는 과감하게 응징의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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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3 [12:14]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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