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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정민욱, 컵라면
 
정민욱 기사입력  2018/03/02 [11:09]



컵라면
           정민욱
 
구불구불 구겨진 삶들이
모여 사는 세상
한때 열정을 부어 끓이던 젊음이
식어버린 시간 속에서
바삭 굳어 있다
잠들지 못한 생각들이
건져 올린 시간 속에서
굳어버린 삶에
옮기지 못한 체념
버리지 못한 미련
스프로 털어 넣으면
뜨거운 삶의 이유가 된다

 

이오장 시인의 시 해설/ 사람의 삶이란 게 모두 그렇다. 자기 살기에 바빠 옆 사람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여 메말라 가고 그 너머의 삶은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하는 존재다.

오직 자신만을 위하여 앞만 바라보고 사는 것이 사람이다. 공동체를 이뤄 자연에 대응하며 살던 때를 잃어버리고 내 것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두 눈을 부릅뜨고 살다보니 완전히 분열되어 각각의 숨쉬기에만 열중한다.

컵라면은 사람의 편리를 위하여 만들었지만 개인의 삶에 치우친 사람의 분열을 하나로 묶으려는 의도에서 발명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컵라면이 가진 특성이 통합의 원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원래 음식은 하나에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맛을 가미하기 시작하여 여러 재료를 조합하는 창조적인 발전을 이뤄냈고, 그 발전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를 모를 만큼 무궁무진하다. 정민욱 시인은 컵라면을 대하고 사람의 분열을 보았고 어떻게 하면 화합을 이뤄?평화로운 사회를 만들 것인가 고민한다.

구불구불하게 구겨진 삶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 열정으로 끓어오르는 젊음이 식어버린 채 바삭 굳어 있고 이루지 못한 꿈, 실행하지 못한 행동, 아직도 놓지 못하는 성공의 미련 등이 하나로 섞여 물을 이루고 화합의 스프가 되어 한 몸으로 뭉쳐 뜨거운 삶의 이유가 된다는 철학적인 표현은 컵라면이 가진 특성을 인간사회에 비유하여 구도자적 자세를 보여준다.

사무실이나 건설의 현장에서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 간식으로 사람의 허기를 채워주는 컵라면을 무심하게 대하지 않고 인간 개개인이 가진 분열의 열기를 식혀준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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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2 [11:09]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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