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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김휘열,동백
 
김휘열 기사입력  2018/05/25 [10:24]


 

 
 
 동백
          김휘열 (1962~ )


동백 지는
돌담 들머리
새봄이 온다
 
별빛도 숨을 멈추는
황량한 긴 긴 밤
참았던 핏빛으로 홀로 피어나
 
동박새 날개 밑에
살며시 감춘 그리움
한꺼번에 떨쳐내는 꽃
 
뚝 뚝 떨어져
붉게 물든 울음
바위에 새긴다
 
 
 
이오장 시인의 시 해설/동백은 새롭게 찾아오는 향연의 시작이다. 그리움을 참지 못해 울다, 울다 지쳐버린 여인네가 별빛을 품었다 풀었다 밤을 새우고 끝내는 뚝 떨어져 버리는 전설을 간직한 꽃. 너무 추워 곤충이 찾아오지 못하고 바람이 거세어 향기를 전할 수 없어 온몸으로 쥐어짜 꿀을 만들어 동박새 불러 소식을 전하는 조매화(鳥媒花) 동백은 전설이다. 꽃 피는 시기가 복수초보다 빠르고 향기는 하얗게 쌓인 눈 속을 파고들어 가시지 못한 겨울을 망설이게 한다. 예로부터 여인의 절개와 참고 참는 끈기를 말하는 꽃으로 해변지역에 사는 여인의 향기를 간직하였다. 시인들이 남긴 동백시는 아마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아서 어떻게 써도 비슷한 이야기가 섞여 큰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기도 하는 시의 소재다. 하지만 김휘열 시인의 동백은 짧은 시 편에 동백이 가진 모든 것을 담았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한눈에 읽어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든다. 해변의 돌담 머리에 무리지어 서서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봄을 알리는 붉은 꽃무리가 어떠한 전설을 지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단숨에 말해준다. 기다림에 지쳐 별빛도 숨을 멈춘 긴긴밤에 홀로 피어나 찾아준 동박새의 날개에 깃들어 그리움을 풀어내는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를 귀 기울이게 하고 뚝 뚝 떨어져 한꺼번에 풀어버리는 붉은 울음을 끝내 전하고 싶어 바위에 새기는 지고무상한 사랑을 가슴 깊이 간직하게 한다. 꽃은 사랑이고 동백은 으뜸의 사랑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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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5 [10:24]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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