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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태, 사법부 영역 넘어 시민사회 등 전방위로 확산,
참여연대, 민변 등 유엔에 사법권 남용 진정 제기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8/06/09 [22:09]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사법사상 초유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수사 여부를 놓고 판사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소장판사, 시민사회, 노동계 등이 판사들의 소극적 행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 양슽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 1일,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JTBC 화면 캡처    

서울고법 부장판사회의와 전국법원장 회의에서는 수사는 불가피하지만, 사법부가 나서서 고발, 수사 의뢰 등의 형사상 조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 사법발전위원회를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사회 및 젊은 판사들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한 양 전 대법관 체제에 대한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유엔에 긴급 진정을 제기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전국의 119명 법관들이 모이는 전국법관대표회의  결과와 이전에 열린 법관회의의 결과를 수렴, 어떠한 최종 결정을 내릴지에 달려 있어 향후 전개과정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5월 29일,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제하의 성명을 내고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접하고, 상고법원 설치를 관철시키기 위해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정치권과 위헌.위법적인 사법거래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에 실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뿐만 아니라 대한변협압박방안검토’ ‘대한변협대응방안검토’ 등의 문건을 통해 법조삼륜인 변호사단체를 압박하여야 할 대상으로 보고 대응전략을 논의함으로써 재판과 법관의 독립 및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상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며 ”이번 조사 발표에서 누락된 미공개문건의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공개,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 실효적인 재발방지대책의 마련을 통해 법의 적용에 있어 사법부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스스로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법발전위원회>
일부 소장 판사들은 사법부가 나서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부장판사들에 대해 ‘대안 없는 반대’라며 반발하는 등 세대 갈등 양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양승태 사태는 이제 사법부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의혹 해소를 위해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5일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발전위원회에서 의견을 밝힌 9명 중 7명은 검찰 수사의뢰나 고발 등의 형식을 통해 반드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반면, 신중론을 편 위원은 단 2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회의> 
같은 날, 차관급 예우를 받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회의를 열어 사법부가 나서서 검찰에 고발, 형사조치 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법부 신뢰 훼손에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이미 검찰에 고발이 여러 건 접수된 만큼 수사를 피할 수는 없으나, 대법원이나 행정처 명의로 고발할 경우, 중립적인 재판을 할 수 없고 재판의 독립을 해칠 수 있어 부적절하며,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사에 협조하는 정도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법원장 간담회>
전국의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법원장들이 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사법부가 고발, 수사 의뢰 등의 형사상 조치를 취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고참 판사인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이어 최고참 판사인 법원장까지 수사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단독·배석판사 등 젊은 판사들과 대립하는 상황으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 법원장들은 7일 대법원에서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관련 현안에 대한 토의’를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긴급 간담회에서 법원장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자들에 대해 형사상 조처를 하지 않기로 한 특조단의 결론을 존중한다”며 “사법부에서 고발, 수사 의뢰 등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재판 거래’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차성안 판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법원행정처가 추진하던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재산내역 등을 사찰당한 것으로 알려진 차성안 판사는 유엔에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다.

▲  차성안 판사는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에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태에 대해 긴급 진정을 제출했다.  © 차성안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사법정책연구원 소속인 차성안 판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엔인권이사회의 ‘법관과 변호사 독립에 관한 특별보고관’에게 e메일로 긴급 진정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차 판사 당일 전국의 법원장 35명이 모인 법원장 회의에서 ‘사법부가 고발·수사의뢰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한 직후 긴급 진정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배 고위법관들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담아 하루 종일 기다렸다. 법원장 다수가 수사의뢰에 반대한다는 기사를 봤다”며 “참담한 마음으로 그 내용을 영문으로 번역해 (진정문) 초안에 추가하고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긴급진정 e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 민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도 7일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다. 두 단체는 7일, 유엔 ‘법관 및 변호사의 독립성에 관한 특별보고관’에게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민변과 참여연대도 7일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진정을 제기했다.  © 민변 제공

두 단체는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 유엔 <법관 및 변호사의 독립성에 관한 특별보고관> 디에고 가시아 사얀에게 진정서(Letter of Allegation)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진정서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유린했다며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이러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진정서를 통해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한 사법농단 사태와 이로 인해 발생한 심각한 인권침해 사실에 대해 특별보고관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이와 함께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 이외의 국제사회에도 이번 사법농단 사태로 초래된 인권 침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철도노조, 전교조 등>
양승태 전 대법관 사태와 관련, '재판 거래 의혹' 사건의 관련자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수사와 피해자에 대한 합당한 후속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 전교조 등은 7일, 양 전 대법원장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단체들은 “양승태 대법원은 정의와 양심에 입각해야 할 법원 판결을 권력에 바치는 선물로 조작했다”며 KTX 승무원 재판, 통상임금 소송 등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을 언급한 후, 양 전 대법원장과 관련자들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참여연대는 8일,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고위 법관들의 부적절한 인식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고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수사의뢰로 진상규명과 사법부 신뢰 회복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법관이 법관을 사찰해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판결을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거래수단과 ‘담소’거리 정도로 간주하고, 정권과의 관계를 ‘협력’관계로 간주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면서 “특별조사단이 내놓은 조사결과와 일부 공개된 문건들이 대한민국 사법부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시점임에도, 정작 문제의 진원지인 법원 내 고위 법관들이 보이고 있는 안일한 인식은 개탄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또 최근 열린 서울고법 부장판사회의와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사법부가 형사고발, 수사의뢰 등을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명한데 대해 “스스로 법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자가당착에 빠진 주장이거나, 공개된 문건 내용들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발언들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 노조>
법원노조는 8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관련자들의 형사처벌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산하 법원노조의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은 8일 오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 8일 오전 9시부터 전국공무원노조  산하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장이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 전국공무원노조 제공

박 지부장은 최근 불거진 양승대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과 전국법원장들이 형사조치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데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재판 거래 의혹 당사자들의 항의 전화를 받는 것은 법원 직원들”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 전 대법원장 등 관련자들에 대해 형사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법원노조는 현재 대법원을 포함한 전국 법원에서 형사 조치를 촉구하는 노조원들의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돼 있는 오는 11일에는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법사상 초유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태는 서울고법 부장판사회의와 전국 법원장 회의의 입장과 소장파 판사, 시민사회, 노동계 등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면서 11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계기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결단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6.13 지방선거의 결과 역시 집권 여당의 대승이 예상되고 있는 분위기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성난 민심의 파고를 잠재우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도 청산해야 할 적폐는 뿌리 깊이 잔존하고 있으며, 양승태 사태에서처럼 구축되어야 할 앙시앙레짐이 건재한데 대한 국민과 시민사회의 분노와 적폐청산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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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09 [22:09]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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