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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통학차량 사고, 모두 어른 책임이다
 
발행인 기사입력  2018/07/27 [09:35]


보건복지부가 24일, 연말까지 약 4만대에 이르는 국내 어린이집 통원차량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슬리핑 차일드 체크)’ 장치를 도입하고, 안전사고와 아동학대 발생 시 원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전사고 및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동두천에서 아이가 어린이집 차량에 방치됐다 숨을 거둔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책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부모님들이 어느 보육시설이라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의 대책은 없다는 각오로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관련 부처들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폭염 속에서 어린이집 버스 안에 7시간 넘게 갇혀 있던 4세아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였다. 어린이집 인솔 교사도, 운전사도 내리지 않은 아이를 발견하지 못한 채 버스 문을 잠갔고, 아이가 등원하지 않은 줄 알았던 담임교사는 일과가 끝난 뒤에야 부모에게 연락해 뒤늦게 사고를 알아차렸다고 한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동두천시 소재 어린이집 인솔교사 A(28·여)씨와 운전기사 B(61)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 역시 운전기사나 어린이집 교사들이 하차할 때 단 한 번만이라도 차량 안을 주의 깊게 살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안전 불감증으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또 거론되는 것이 '세림이법'이다. 지난 2013년 청주시에서 통학버스에 치여 세 살배기 세림이가 사망하자, 어른들의 부주의가 무고한 어린 생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세림이법'이다. 3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법은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가 동승해 어린이의 승하차 안전 확인, 어린이집 운영자와 운전자의 안전교육 강화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통학차량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법은 바뀌었지만 어린이 시설 종사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때 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잊어버린다. 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받게 되는 처벌 수준도 12만 원의 범칙금과 벌점 30점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나 다름없다. 또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와 사고가 발생한 어린이 교육시설에 대한 폐원 조치를 주장하지만 역시 그때뿐이다. 이것이 현실이고 우리 사회의 수준이다.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규제는 아무리 엄격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필요한 안전장치는 다양할수록 좋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우리의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전부 무용지물이다. 결국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의식과 자세의 변화다. 그리고 어린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평소에 교사뿐만 아니라 부모도 자녀들에게 자동차 부품의 명칭을 알려주고, 문 닫힌 차안에 아이가 혼자 방치 됐을 경우 엉덩이로 경적 누르기 등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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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27 [09:3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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