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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
 
발행인 기사입력  2018/08/17 [10:43]


 
더 많이, 더 오래 내고, 더 늦게 받는 쪽으로 연금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국민연금 개편안 일부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민연금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연금법상 5년마다 하도록 규정돼 있는 국민연금 재정수지 계산 등을 위한 여야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는 정부가 별도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면서 논의한 후 국회 입법과정까지 거쳐서 결정하게 되며, 국회 입법과정에서도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를 하게 된다."고 진화에 나섰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는 올해 45%인 소득대체율(평생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령액 비율)을 고정하되 현재 9%의 보험료율을 2033년까지 13%로 올리고, 의무가입 연령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단계로 소득대체율을 해마다 0.5%포인트 낮춰 2028년까지 40%로 내리고, 보험료 인상만으로 재정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기에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늘려 65세(2033년)에서 2048년까지 68세까지 늦추는 방안도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제도시행 첫해인 1988년 3%에서 시작했지만 5년에 3%포인트씩 두 차례 올라 1998년 9%가 됐고, 지금까지 20년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와 소득수준은 상승했는데, 연금 보험료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연금 급여액(소득대체율)이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봐도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보험료율은 영국이 21.0%로 가장 높은 편이고 이어 독일(18.7%), 일본(17.8%), 프랑스(15.3%), 미국(12.4%) 순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용돈 연금’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급여를 현실화해서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가장 효율적이다. 국민연금은 수급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낸 보험료보다 받는 연금액이 많게 설계돼 있다. 보험료 대비 연금액의 배율을 말하는 '수익비' 측면에서 국민연금은 시중 어떤 민간보험 상품보다도 좋다. 국민연금은 해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연금액을 지급하고, 수급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적연금 중에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액을 올려주는 상품은 없다. 계약 때 약정한 금액만 준다. 그러다보니 노후소득 강화와 재정안정이라는, 상호 역방향으로 뛰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딜레마다.

저출산·고령화로 보험료 낼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늘어나는 현실에서 국민연금의 개혁은 불가피하다. 지금도 ‘용돈 수준’에 불과한 연금액을 더 낮추기 어려운 만큼 결국엔 보험료를 더 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전적으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정치적 부담이 워낙 큰 사안이다 보니 땜질 처방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 정부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구하고, 연금 가입자 대표, 공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특정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 국민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므로 정치권이 사회적 합의 하에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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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17 [10:43]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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