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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앞의 먹구름
 
김해빈 기사입력  2018/08/27 [10:00]


▲ 김해빈 시인/칼럼니스트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와서 매우 놀라는 게 식당이라는 설문조사가 있다. 큰 건물의 지하층은 말할 것도 없고 골목을 조금 들어가거나 길가에 한 집 건너 또는 집마다 쭉 늘어선 식당을 보며 한국 사람들은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느냐는 물음을 던진다고 한다.
 
그렇게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 인구비례로 볼 때 인구 1000명당 미국의 식당은 0.6개지만 한국은 무려 10.8개나 되기 때문이다. 생활환경상 집안에서의 식사보다 직장이나 야외에서 활동이 많은 서구는 오히려 식당이 적고 집안에서 밥을 먹는 한국에서 식당이 더 많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실업률이 높아 먹고살기 위한 생계수단의 직업으로 창업이 쉬운 외식업을 택하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이들 자영업자는 국민 전체 고용인구의 25.5%를 차지하고 경제협력기구 국가의 15.8%보다 훨씬 높다. 또 다른 특징은 무급가족 종사자들이 동원되어 운영된다는 것이다. 소득이 기대에 못 미치고 종업원 고용보다는 가족들이 운영하기가 쉽다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의 수익이 없다는 증거다. 이렇게 많은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근로자 월평균 수익이 558만 원보다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3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여 업자마다 빚이 1억 3천만 원이 넘고 그 액수는 근로자의 빚보다 1.5배가 많다. 직장을 퇴직하거나 어떠한 이유로 재기를 노리는 사람들이 창업이 쉽다는 이유로 자영업을 하지만, 3명 중 2명은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짐작하게 한다.
 
더구나 경제가 날로 어려워져 이러한 통계는 하루가 다르게 갱신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 도달할지 모르기 때문에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또한 현 정부가 들어서고 최저임금이 올라 그나마 어려운 처지는 더욱 가중되고 있어 문제다. 우스개로 갑이 한식집을 을이 일식집을 차리고 한식집은 일식집에서 일식집은 한식집에서 서로 바꿔가며 식사를 하여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말이 떠돌게 되었을까. 사실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서로의 가게를 기웃거리는 일이 요즘 식당에서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까지 급변하게 경제 사정이 나빠졌는지.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각종 규제가 풀리지 않고 규제를 푸는 규제가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기 때문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최저임금이 문제가 된다고 하지만 이것은 겉으로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지 그 속을 보면 그 외의 문제가 또 발생하고 있다. 올해 베이비부머(58년~63년생)인 58년생 73만 명이 직장을 떠나 사회에 쏟아지고, 내년이면 59년생들이 74만 명이 직장을 떠난다. 한창 일할 나이의 세대가 무엇인가를 창업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지만, 대부분 식당이나 그 밖의 자영업에 뛰어들 것이 틀림없다. 시작과 동시에 문을 닫는 악습이 계속되는 현장에 빚을 져가며 뛰어들어야 한다. 과연 이들이 창업하여 성공할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될지 생각해 보면 다분히 절망적이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일시적인 교육열로 전 세대보다 학력이 높고 열심히 일한 세대가 그동안의 일터에서 떠나서 아직은 젊은 나이라 놀 수도 없고 시작한 사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원망은 고스란히 정부 탓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의 현실정책을 보면 과연 옳은 것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권을 잡았다고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일만 추진한다면 누가 정부를 신뢰하고 지지하겠는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누구나 안다. 바로 일자리다. 어느 세대든지 자신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문제는 바로 해결된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누가 풀 수 있을까. 정책은 책상에 앉아 머리로 기안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찾아야 하고, 찾았다 해서 풀리는 것도 아니다. 국민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서로 양보하는 절충이 필요하다. 58년 개띠들이 거리에 주저앉아 정부를 성토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그들 앞에 낀 먹구름이 걷힐 정책을 정부는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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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27 [10:00]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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