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환경·안전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국가기술표준원, 부정발급 시험기관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
 
김진혁 기자 기사입력  2018/10/10 [09:17]


- 실험데이터 없는 공인시험성적서 남발! 시험기관의 안전불감 심각
- 부적합 PVC수도관․PE수도관 105개 기업, 조달청에 1,250개 남품, 2,292억원 수주
- 지하매설로 확인 불가...민간시장 납품실적은 파악 못해...
- 과거에 발급된 공인시험성적서 믿을 수 있나?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     ©김진혁 기자
 

플라스틱 배관(PVC수도관, PE수도관 및 PE가스관)에 대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하 KCL)과 한국화학융합연구원(이하 KTR) 공인시험기관이 제대로 시험을 하지 않고 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한 사례가 적발됐다.


한편, 부적합한 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한 두 기관에 대해 관리감독 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국민안전을 고려하여 KOLAS(한국인정기구)* 자격 ‘취소’와 같은 강력한 처벌은 하지 않고 오히려 ‘3개월 정지’나 ‘제도개선’의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이 국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배관에 대한 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할 수 있는 KCL과 KTR에서 최근 3년간(‘15년~’18년초까지) 발행된 수도용 및 가스용 플라스틱 배관 공인시험성적서를 확인해보니 근거자료가 되는 원시데이터(Raw Data)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거나, KOLAS 평가기준을 미준수했을 뿐만아니라 데이터 조작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공인시험성적서가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PVC수도관, PE수도관 및 PE가스관의 부적합 공인시험성적서 발급 문제제기는 작년10월부터 시작됐다. 이후 국회에서 전문가 집단이 구성되어 1차 검증하여 일부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고, 2차에는 KOLAS 검증단이 꾸려져 보다 심도있게 검증했다.(1차 검증 5.16~17, 2차 KOLAS검증 6.4~8) 그 결과 3종의 플라스틱 배관인 KS M3401 수도용 경질 폴리염화비닐관(PVC수도관), KS M3408-2 수도용 플라스틱 폴리에틸렌관(PE수도관), KS M3514 가스용 폴리에틸렌관(PE가스관)에 대한 시험측정 장비 부재, 원시 데이터 관리 부실 등이 확인됐다. 2차 검증 결과 작성된 부적합 보고서는 KCL 5건과 KTR 6건으로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증의 주무부처인 국가기술표준원은 플라스틱 배관 표준 3종 전체의 부적합 사항에 대해 KCL과 KTR에게 KOLAS 자격취소 또는 정지(6개월)의 행정처분*을 준비했다. 이에 대해 KTR은 이의없음을 밝혔으나, KCL은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행정처분 수위가 낮춰지게 된다. 가령 ‘자격취소’ 처분을 ‘3개월 정지’로 낮추거나 ‘6개월 정지’ 처분을 ‘개선’ 정도로 바꿨다.

* KCL 및 KTR에 대한 KOLAS 특별사후관리를 실시(’18.6.4~6.8). 그 결과를 인정위원회에 상정하고, 인정위원회는 양 기관에 대하여 자격취소 등의 행정처분 의결(’18.06.20). 행정처분에 대해 사전통지(’18.07.09) 및 KCL 의견서 접수(’18.07.23). KTR은 행정처분 수용(’18.07.23)

이의를 제기한 사항에 대해 인정위원회는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가령 근거자료로 제시한 수기로 작성한 자료를 인정받으려면 실험장비에 저장되는 일정환경 조건(온도, 기압, 시간 등)이 비슷하게라도 기록했어야 된다. 설령 기계적으로 똑같이 저장하기 어렵더라도 수동으로 실험과정을 기록한 Data자료를 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을 수기로 기록한 Data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고 확인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위원회는 성적서 통과에 필요한 수기자료를 인정했다.

결국 국표원은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세부조사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처분 수위를 낮춰 최종 행정처분을 내렸다. 특히 플라스틱 배관에 대한 유일한 공인시험성적서 발급기관이 국내 유일하게 KCL과 KTR 두 기관 뿐이라는 사실과 취소처분으로 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할 수 없을 경우 선의의 피해기업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처분 수위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부적합 공인시험성적서는 최근 3년간(‘16.1.1~’18.10.1) KCL 201개 기업, KTR 225개 기업으로 총 426개 기업에 발급됐다. 그리고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KS M3401(PVC수도관)은 총 426개 기업 중 45개 기업이 178.5만개를 납품하여 약 1,085억원을, KS M3408-2(PE수도관)은 60개 업체가 1,071만개를 납품하여 약 1,210억원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첨부#4). 이는 조달청에 납품된 품목만 집계된 것일 뿐 이외에 민간시장에 얼마나 납품되었는지, 수도관이외의 KS M3514(PE가스관)은 얼마나 납품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뿐만아니라 금번 조사된 시기외에 장비도입시기인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납품된 수도관 및 가스관은 과연 문제없이 제대로 실험하여 공인시험성적서가 발급되었는지, 그리고 시장에 얼마나 유통되고 매설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훈 의원은 “다른 어떤 곳보다 철저한 규정을 따지고 원리원칙과 공정성을 지켜야 할 시험기관이 부적합 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한 것은 큰 문제”라면서 “검증시 발견된 문제점을 신속히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개선 뿐만아니라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훈 의원은 “최근 안전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관리감독하고 검증해야 하는 국표원의 행정처분은 냉정하지 못했다”면서 국표원의 안이한 자세를 질타하고, “국표원은 밝혀진 부적합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물론, 플라스틱 배관외 또다른 사례는 없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기회를 통해 안전에 대한 기준과 실험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고 관리되고 있는지 전수조사는 물론, 전(全) 실험기관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더불어 업체와 공인시험성적서 부정거래는 없는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실험기관에 대해 검찰고발 등 일벌백계하고 다시는 안전문제가 거론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직은 최선의 책약이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10/10 [09:17]  최종편집: ⓒ wngo
저작권자(c)한국엔지오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국가기술표준원, 부정발급 시험기관 오히려 솜방망이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