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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좌절시키는 '공공기관 고용세습' 뿌리 뽑아야
 
발행인 기사입력  2018/10/26 [09:37]


서울교통공사에서 시작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및 고용세습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올해 3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교통공사 직원 1285명 가운데 기존 직원의 친인척이 108명이나 포함되어 고용세습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이어 인천공항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한전KPS 등 중앙 및 지방의 공공기관을 가리지 않고 의혹이 잇따르며 일주일새 13개 기관, 360여명으로 늘어났다. 인천공항공사의 한 보안업체 간부가 조카 4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협력업체 6곳에서 14건의 친·인척 채용 의혹이 불거졌으며,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도 정규직 직원의 배우자·아들·형제 등 직계가족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가 정규직으로 바뀐 사례가 19건 나왔다고 한다. 

이에 야 3당은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등 ‘공기관 채용 비리, 고용세습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정의당도 국정조사에 동참하지만 다만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도 함께 국정조사 하자”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의혹의 상당수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이거나 침소봉대된 내용들”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감이 끝난 이후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고용세습 조사와 관련해 1차적으로 의혹이 드러난 기관에 대해 조사한 뒤 혐의가 드러날 경우 대상 기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련 의혹에 대해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실·국에서 관계 부처와 대응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부·여당은 야당의 고용세습 의혹 제기를 마냥 정치공세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 감사원 감사뿐 아니라 전체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 나아가 국정조사를 실시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논란과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필요가 있다.

고용세습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할 취업 전선에서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꿈과 희망을 짓밟는 불공정한 행위이자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그것도 수많은 취업준비생이 재수·삼수를 하며 일자리를 찾는 현실에서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누구나 선망하는 직종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공기업에서 친인척끼리 나눠먹은 고용세습의 실상이 어디까지이며, 어떻게 이런 일이 대규모로 가능했는지 명명백백하게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취업 시즌을 맞아 지금 이 순간에도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외롭게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다. 바늘구멍만 한 취업문을 뚫기 위해 애쓰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은 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점에 좌절과 울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취업의 문이 줄어들수록 기회는 더 공정해야 한다. 변칙적 채용과 정규직 전환으로 고용 세습이 이뤄지는 건 반드시 규명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의 채용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 관련자들을 엄벌하고 미비한 제도는 개선함으로써 젊은이들의 희망을 짓밟는 채용비리·고용세습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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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6 [09:37]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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