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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시마을]김길애, 같은 것끼리
 
김길애 기사입력  2018/10/26 [09:52]


 

같은 것끼리
         김길애


무뎌진 부엌칼로
돼지고기를 썰다 말고
다른 칼을 덧대 칼날을 간다

칼등과 칼날 부딪힐 때마다
다듬어내는 아찔한 정신

손심줄 힘 누르지 않아도
고기가 쓱쓱 썰어진다

무쇠는 무쇠를 만나고서야
심신 단련시키던 붉고
심푸렸던 시간 떠올리는 것이다

 

 

안재찬 시인의 시해설/끼리끼리 모여 산다. 부엌칼은 부엌칼끼리.“무쇠는 무쇠를 만나고서야 / 심신 단련시키던” 청청한 시간, 그 잘나가던 시절을 떠올리며 으쓱해진다. 시인은 부엌일을 하다가 조그만 진리를 발견한다. 평범한 가운데서 비범을 발견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값진 진리는 경험을 통해서 취득한다. “칼등과 칼날 부딪힐 때마다 / 다듬어 내는 아찔한 정신”. 칼을 잘못 사용하면 피를 부른다. 칼은 잘 사용하면 세상 악을 베어내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한때 칼을 잘못 써서 피비린내 나는, 세상을 피할 길 없어 납작 엎드려 산 적이 있다. 칼과 총은 디엔에이가 같다. 살상이라는 피가 그 무기 속에 흐르고 있다. 같은 것끼리, 양민이라도 좋고 민간이라도 좋다. 죄 없는 국민이 끼리끼리 모여 사는 칼과 총 앞에서 무수히 죽임을 당했다. 피를 흘렸다. 제주 4ㆍ3에서, 6ㆍ25에서, 5ㆍ18에서 힘없는 국민은 피의 역사를 눈물로 읽고 읽었다. 칼을 바로 쓸 때가 되었다. 부정과 부패, 친일과 독재에 빌붙어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영화를 누린 악의 무리를 도마에 올려놓고 칼질을 할 때다.  때묻은 과거를 씻어내고 선진국답게 이 강토를 더욱 정의롭게 가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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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6 [09:52]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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