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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배상 판결 계기로 역사매듭 풀어야
 
발행인 기사입력  2018/11/02 [09:38]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피해자들의 승소로 끝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0월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前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해 ‘개인당 1억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의 모든 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일본 법원의 판결도 국내에서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2005년 2월 처음 제기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권 소송은 13년 만에야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개인배상 청구권 소멸 여부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했다. "한일청구권협정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 청구를 위한 협상이 아니라 양국 간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 관계를 정치적 합의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했다. 또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패소로 결론이 난 2003년 일본 법원의 판결 효력이 국내에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 법원의 판결이 대한민국 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난다는 원심 판단은 관련 법리에 비춰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배가 합법적임을 전제로 내려진 일본 판결은 국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을 명령하는 대법원 판결로 한·일 관계에 파장이 불가피해졌다. 1965년 국교정상화와 양국관계의 근간인 한일청구권협정 및 한일기본조약의 취지를 부정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국제법에 비춰볼 때 있을 수 없는 판단”이라고 했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일 우호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저부터 뒤엎는 것이다.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한일청구권문제 대책실을 신설하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검토 등을 포함한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 밝혔으며,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했다.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게 된 셈이지만 특별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부 입장 발표문에서 “제반 요소를 종합 고려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일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무장관도 고노 일본 외무상과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가운데, 이번 판결과 관련된 사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토대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는 법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고도의 정치적 판단으로 풀어야 할 문제인 셈이다. 일본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해서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두 나라 모두 서로 한발씩 물러서야 미래가 보인다. 한일 양국은 동북아 안보와 경제, 문화 등에서 교류와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다. 양국 정부가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과거의 아픈 역사를 뛰어넘어 진정한 화해와 치유를 모색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양국 간에 얽힌 역사적 매듭을 풀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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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2 [09:38]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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