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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 기간 단축, 복무영역 다양화, 대체복무제 심사기관 독립성.공정성 촉구
시민사회 “3년 교정시설 복무, 심사기구 국방부 설치는 또 다른 징벌적 처벌”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8/11/06 [07:27]

-"1,2차 대전 때 기독교인들, 나치와 일제하에서도 평화주의자들은 집총을 거부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현역 육군 복무기간 기준 2배인 3년, 교정시설 합숙 복무, 심사기구의 국방부 산하 설치는 사실상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또 다른 처벌을 계속하겠다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이다.”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변,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외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민중당 등 53개 단체들은 5일 오전 11시 국방부 국방부 정문 앞에서 <3년 교정시설 합숙 복무, 심사기구 국방부 설치, 이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또 다른 처벌입니다> 제하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  53개 단체들은 5일 오전 11시 국방부 국방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은동기

헌법재판소의 지난 6월 28일 결정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정부 실무추진단의 대체복무제안(案)이 곧 발표될 예정인 국방부, 병무청, 법무부 등 주무 부처가 모두 포함된 정부 실무추진단의 안은 이후 입법 과정에서 중요한 준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체들은 정부안의 복무기간이 현역 육군 복무기간 기준 2배인 3년이며, 복무영역은 교정시설 합숙 복무로 단일화되고, 심사기구는 국방부 산하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것은 사실상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또 다른 처벌을 계속하겠다는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라고 규탄하고, 정부의 이러한 대체복무제안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 인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더 이상 처벌하지 말라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정부는  인권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은동기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만약 이런 식으로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가 도입된다면, 또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과 국제기구의 권고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2만여 명을 감옥에 보낸 후에 어렵게 만들어지는 한국의 대체복무제가 이런 내용으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양심적 병역거부자 당사자들의 발언을 통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부안의 문제점을 짚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 43명은 ‘정부의 대체복무제안 발표에 즈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병역거부자들 처벌에만 앞장서 온 정부, 헌법적 가치 외면한 것

▲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     © 은동기

국방부 자문위원단으로 참여했던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는 “정부의 세 가지 안이 시행된다면, 복무기간에 관한 한 아르메니아의 36개월과 비슷해 세계에서 가장 긴 대체복무제를 시행하는 국가가 될 것이며, 둘째로 교정시설에서 일하게 하는 것은 이미 형사처벌로 진행해 왔던 안을 다시 대체복무라는 합법적 법안으로 시행하라는 것으로 이전까지 시행해 왔던 탈법적 관행을 합법적 정책으로 시행하는 것에 불과하고, 셋째로 국방부에서 대체복무제 신청자들을 심사하는 것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별한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  병역거부자로 재판이 진행 중인 시우씨   © 은동기

작년 겨울에 입대를 거부, 올해 봄에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2심이 진행 중인 시우씨는 “국방부의 대체복무제 법안은 병역거부자들을 오랜 기간 처벌해 왔던 역사를 반성하거나 국제사회에서 오랜 기간 동안 자리잡은 기준을 반영하는 안도 아니다”고 지적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무영역 다변화, 복무기간 단축, 현행 군사복무 중인 군인들 가운데서도 대체복무를 희망할 경우, 전환할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체복무심사위는 국방부 산하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기관에서 심사할 수 있도록 마련해야 하며, 병역거부자들을 오랫동안 처벌해왔던 역사가 사법부를 통해 종결된 만큼 행정부가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야 된다”고 강조하고 “그동안 정부는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하는데 만 앞장서 왔던 것은 사실상 헌법적 가치를 외면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병역거부자들의 고민과 고통을 행정부가 나서서 더욱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념의 가치, 양심의 무게, 평화라는 의미에 맞는 대체복무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 은동기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대체복무제는 군사행위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행위를 함으로써 자신의 양심과 공동체가 요구하는 의미를 조화할 수 있는 방편이 되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상시시키며, “그들이 선택한 종교적, 평화적 신념이라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마음의 문제로 여기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이익을 선택한 그들이 우리사회를 그나마 건강하게 만들어 왔으며, 군대라는 문제 앞에 자기 불이익에도 양심적 선택을 해왔다는 사람들이 어쩌면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 왔다”면서 “병역거부의 사회적 논의 역시 그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징벌적으로 더 많은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식은 군대도 좋아질 수 없다. 이 사회적 논의를 풍부하게 논의해 어떻게 이들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을까를 논의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인권적이고 보다 더 평등한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전쟁없는세상’의 이용석 활동가는 “일각에서 병역거부의 문제를 소수 종단, 즉 여호와 증인들만의 문제라고 하지만, 이 문제는 양심의 문제로 종교, 특히 특정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여호와 증인들이 대다수이지만, 이들 외에도 성공회, 불교, 천주교, 기독교 신자들도 있다”고 설명하며 “이 문제가 불쌍한 젊은이들 감옥 보내는 빨간 줄만 없애주는 식은 온당치 않으며, 더 많은 권리가 확장되고 더 많은 인권과 민주주의가 증진되는 방식이어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진보, 보수의 문제도 아니며, 국제사회에서는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표준으로 우리가 만났던 외국의 평화활동가들은 그 나라에서는 보수적인 사람들조차 대체 복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반대하는 보수적인 기독교인들, 분노내려놓고 '평화'를 생각해 보길...”

▲  김정대 예수회 신부   © 은동기

예수회 김정대 신부는 “천주교의 사회적 가르침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고 그래서 군복무가 의무인 국가에서 그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양심의 동기에서 무기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위한 법률을 인간답게 마련하여 인간 공동체에 대한 다른 형태의 봉사를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1965년에 나온 사목헌장 79항을 인용했다.
 
김 신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군대문화는 굉장히 폭력적”이라며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날 때 우리사회가 더욱 더 평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며, 이것을 바탕으로 우리 군대는 평화를 우선적으로 지향하는 그런 군대문화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    © 은동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는 “평화를 위해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젊은이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 “근본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집단인 군대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역사가 있다. 1,2차 대전 당시 많은 기독교인들이 집총을 거부했고, 나치와 일제하에서도 평화주의자들은 집총을 거부했던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켰다.
 
박 목사는 이어 우리사회에서 집총을 거부하고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가 양심과 신념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 보수 기독교단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교회의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신념과 자신의 평화에 대한 자기고백인데 이 문제를 나와 교회, 교리가 다르다 해서 사회적으로 비판하고 처벌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모든 생명들을 죽이는 일에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들을 오히려 격려하고 고무하는 것이 옳은 일이며, 대체복무제는 징벌하는 방식을 바꾸 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평화의 마음을 갖고 나라와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방식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라는 것인데 왜 자꾸 징벌적인 방식으로 바꾸려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병역거부자들의 평화의 마음, 우리사회가 평화를 지향하려는 평화의 마음을 회복할 때, 이 대체복무제에 대해 이들에 대한 지혜가 나올 수 있다. 시민여러분들과 보수적인 기독교인들도 분노를 내려놓고 평화를 위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헌재와 대법원에서 주장하는 것은 징벌적 대체 복무가 아니라 평화의 마음을 살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Tom Rainey-Smith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 은동기

Tom Rainey-Smith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는 “정부는 국제 인권법과 기준에 부합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하며, 이 기준에 따른 대체 복무법은 군복무와 유사한 기간이어야 하고 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순수 민간성격이어야 한다”면서 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사유와 구제에 따른 민간성격의 비징벌적이며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복무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음을 강조하고 “대체복무법안이 제정된다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도약이 될 것이며, 한국이 역사의 어두운 시기를 뒤로 하고 모두가 사회공동체에 기여하고 양심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부 대체복무제안은 18년 동안 제기해온 시민사회의 의견, 2005년 첫 권고 후 꾸준히 대체복무의 기준을 제시해온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118건의 무죄판결이 가져온 사회적 논의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 심지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자신들이 꾸린 자문위원단의 논의까지 깡그리 무시한 것이며, 국방부가 2007년에 발표한 내용보다 오히려 후퇴한 징벌적인 형태“

▲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다양한 요구는 정부가 추진 중인 대체복무제안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 은동기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회와 국방부를 지목, “사법부 최고 기관들의 잇따른 결정과 판결을 보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곳”이라고 정조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 대체복무 입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방부와 국회는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이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방부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대체복무제안의 내용은 지난 18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제기해온 시민사회의 의견과 2005년 첫 권고를 한 뒤 꾸준히 대체복무의 기준을 제시해온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118건의 무죄판결이 가져온 사회적 논의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 심지어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자신들이 꾸린 자문위원단의 논의까지 깡그리 무시한 것으로 국방부 자신들이 2007년에 발표한 내용보다 오히려 후퇴한 징벌적인 형태“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 제안을 즉각 수정할 것과 ▲헌재 결정과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더 이상 어느 누구도 병역거부자라는 이유로 처벌로 내몰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하의 43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징벌적 대체복무제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정부가 합리적이고 인권적인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병역거부자들이 병역법 위반으로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교정시설에서의 대체복무 업무라는 강제노역을 해왔으며 이는 교도관들의 바쁜 일손을 거둘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거나 대안적인 안보나 평화를 지키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강제노역과 같은 36개월은 사실상 병역거부에 대한 또 다른 처벌이며, 국제인권기준과 국가인권위의 권고 및 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과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고 타인의 고통에 공명했다는 이유로 감옥을 가거나 처벌 받는 일은 이제 멈춰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  징벌적 대체복무제를 반대하는 퍼포먼스   © 은동기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들은 징벌적 대체복무제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한 후, 국방부에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53개 시민사회단체 공동서한’과 ‘정부의 대체복무제안 발표에 즈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공동 입장문’을 전달했다. 

▲ 군대 내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플레카드가 국방부 정문에 게시되어 있다.      © 은동기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국방부 정문 앞에 내걸린 군대 복무시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플레카드와 바로 앞 전쟁 박물관이 묘한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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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6 [07:27]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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