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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재난, 안전 사고현장과 안전수칙」 저자 김종욱 인터뷰
“제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제대로 됐으면”
 
조응태 기자 기사입력  2019/02/25 [13:58]

[한국NGO신문] 조응태 기자 =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지금까지 70여 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 재난·안전 사건사고를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정리한 「언론에 비친 재난, 안전 사고현장과 안전수칙」이 발간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 김종욱 국회 해병대전우회 사무총장     ©조응태

 

이 책은 100여건의 재난·안전사고에 대한 정리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유형별 안전사고 대처법과 행동요령 및 응급처치 방법을 포함했다. 또한 해외의 주요한 재난 사례 및 UN행동원칙을 수록하여 국민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으로 현재 이완영 의원 보좌관으로 재직 중이며 “2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재난안전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책을 발간하기 위해 5년에 걸쳐 자료수집 및 조사·편집을 진행하고, 생생한 사고 현장을 국민 누구나 이해하고 알기 쉽도록 시각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저자 김종욱 국회 해병대전우회 사무총장을 만났다.


Q. 책을 출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할 때의 일이다. 2012년 9월 27일 구미 제4공단에서는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해 작업근로자 5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있기까지 사건 당사자인 업체와 관리관청, 언론의 대응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20년 가까운 정부, 국회 보좌관 생활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사고 중에서 유독 기억이 남는 한 가지 사건이었다.

 

20세기 최악의 산재로 불리는 2,800명의 인명을 앗아간 ‘인도 보팔 가스사고’의 판박이였다. 맹독성 불산가스가 누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기까지 무려 4시간 40분이나 걸렸고 업체나 정부 및 관련 기관은 사건을 덮고 무마시키려는데 급급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이 사건 이전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었음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보다는 쉬쉬하고 덮고 넘어가려는 무사안일주의와 무책임이 더 큰 사고를 낳은 것이다.

 

젊은 시절 해병대에 있을 때 항상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사고를 막고 안전을 확보하는 생존의 기술을 체득했다. 이러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은 오늘 이 책을 출간하게 된 원동력이기도 하다. 해병대의 기본정신은 날로 심화되는 재난재해를 대하는 국민 모두에게 어느 정도 필요한 마음 자세가 아닐까 생각하며 어려움도 있었지만 해병대정신으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


Q. 사고유형을 인적재난, 화재참사현장, 자연재해로 구분하여 연대별로 정리된 것이 돋보이는데
우선 연대별로 보는 사회재난 사고현장으로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부터 2017년 낚시배 전복사고를 다루었고 화재참사 현장으로 1953년 부산역 화재부터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까지, 지진 태풍 자연재해로 1959년 태풍 사라에서 2017년 포항 지진까지 소개했다.

 

또한 산업재해 현장의 안전사고로 1977년 이리 화약열차 폭발사고부터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사고까지 다루었고, 보건·농축산 재해로 메르스사태, 사스, 구제역, 살충제 계란파동, 조료 인플루엔자 사건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에서 제공 된 각종 유형별 안전사고 대처법을 인용하여 재편집 하였고, 방재선진국들의 위기관리시스템도 참고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강력한 방재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UN세계재난위험감소회의 행동원칙과 미국 허리케이 카트리나, 중국 쓰촨성 대지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사가 간사이 공항 테풍 제비,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해외 안전사고사례를 덧붙였다.

 

이 책 내용에서 제기 된 사고원인과 피해규모 등 각종자료는 어디까지나 당시 언론보도 자료를 인용하였음을 밝히며, 보도된 사진 자료는 해당 언론사와 연합뉴스 등을 통해 저작권 및 사진자료를 인용 수록했다.

 

▲ 「언론에 비친 재난, 안전 사고현장과 안전수칙」     ©


Q. 가장 인상적으로 마음에 남는 안전사고가 있다면?

 

무엇보다 우리 국민 모두에게 너무나도 큰 트라우마를 남긴 세월호사고로 이전에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형식주의와 무사안일이 큰 참화를 낳았다.

 

지난 1993년 10월 10일 서해 페리호 침몰하고를 조사한 결과 정원이 222명인 배에 정원보다 무려 140여명이 초과한 360여명을 승선시켜 사망자가 292명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발생 62일째 사망자 292명이라는 보도기사를 접하며 정말 소름이 끼쳤다.

 

과적, 기상상황 등 기본적인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배를 출항한 결과가 참사를 부르는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사고 후 1년 뒤 충주호 유람선 사고가 또 나고 대형참사가 났음에도 승선자 기록명부가 없어서 누가 사망한지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법으로 강화했음에도 간과한 안전불감증이라고 생각한다. 돌고래 전복사고도 마찬가지고 이후에도 낚시배 사고가 연속해서 난다. 구명조끼조차 준비하지 못하고, 안전담당관이 채 점검하지 못한 채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Q. 재난안전사고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재난안전 사고들은 흔히 1:29:300의 법칙이라 불리는 '하인리히 법칙'의 실증이나 다름없다. 큰 재난은 여러 단계의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1920년대 미국 보험사 직원이었던 하인리히가 주장한 것인데, 직업의 특성상 사고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가지 흐름을 알게 되었는데 사고가 발생해서 1명이 크게 다친 경우 이전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서 부상을 당한 사람이 29명, 부상을 당할 뻔했던 사람이 3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인리히 법칙에서 뜻하는 것은 사고 및 재해의 발생 가능성이다. 큰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경미하지만 비슷한 종류의 사고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고들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같은 하인리히 법칙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끊이지 않는 대형사건 사고, 인명피해 때문이다. 미리 여러 문제를 알아채고 큰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도 동일선상에 있다. 컨트롤 타워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은 두 번 다시 같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작년 12월 또 사고가 나서 안타깝게 한다. 기본만 지키면 죽지는 않았을 텐데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서 문제다. 사스, 살충제, 계란파동 등 재난안전사고 보상금으로 나가는 게 수천억, 몇 조인데 사전에 예방하면 예산이 백분의 일, 천분의 일이면 되는데 안타까운 안전 예방 예산을 왜 안 세우는지 모르겠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도덕성, 준법정신, 안전불감증을 개선해야 한다. 나부터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키면 재난사고는 90% 이상 예방이 된다. 재난안전사고 사례를 조사, 정리를 해보니 또 반복되고 있다. 안전불감증 해소 캠페인을 하고, 전국민 세이프티운동을 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덥다고 안전모 안전끈 안메고 구명복 안 입고,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일을 안전사고 행동요령을 아무리 교육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한다.

 

재난방재 잘 하는 나라 미국, 일본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미국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수원시민 전체에 해당하는 이재민 110만명이 발생했다. 이 사고가 나기 전에 수년간 전조현상이 있었으나 막지 못했다. 미국은 일년후 청문보고서를 통해 재난통재센터 일원화하고 장관급으로 격상했다. 중국도 2008년 쓰촨성 지진 일 년 후에 재난감소 행동 원칙 등 안전사고 감소의 날을 지정해서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일본과 같은 방재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재난 대비를 총괄하는 것은 정부지만 방재전략을 세울 때에는 민간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와 협조와 연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정부가 세우는 시스템과 메뉴얼도 중요하지만 행정의 눈에 보이지 않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을 반드시 고려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는 실패의 경험 위에 쌓아올린 위대한 진보와 진화의 과정이다. 하지만 그 실패를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인간에게 역사는 종종 더 큰 실패를 안기며 인간의 존재 기반을 위협한다. 재난이 나는 것을 100%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최소화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고 내일을 대비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심각한 기후변화가 우리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과거의 30년 통계에 기반한 재해대책으로는 어림없는 예측불허의 대형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이제는 100년, 1000년의 자연재해의 역사를 참고하고 대처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현재를 사는 인류 모두의 과제가 됐다.

 

이러한 면에서 과거 우리의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혹은 뇌리에서 사라진 사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과거의 사고의 역사에서 혹여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며 재난을 대처하는 힘과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뼈아픈 실패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이 실패의 역사를 거울삼아?재난재해의 교훈을 되새기고? 더 나은 방재를 위한 작은 주춧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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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25 [13:58]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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