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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소수자와 지지자들, '블랙 시위' 벌이며 체첸 성소수자 탄압 규탄
납치, 고문, 살해 등 체첸 당국의 성소수자 박해 상징하는 ‘블랙 시위’ 진행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4/05 [19:48]

-러시아 정부에 인권침해 조사와 성소수자 안전보장 촉구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은  4월 5일 오전 11시, 주한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체첸공화국의 성소수자 (이하 LGBTI)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애초 단체들은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 대사관 측이 경찰을 통해 저지하는 바람에 장소를 인근으로 옮겨 진행했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은  4월 5일 오전 11싱, 주한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체첸공화국의 성소수자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은동기

 

공동행동에 참가한 한국의 LGBTI와 지지자들은 체첸 당국이 자행하고 있는 LGBTI 박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LGBTI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2018년 12월 28일, 체첸 당국이 게이와 레즈비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납치해 정부 비밀 시설에 구금한 채 고문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러시아 LGBT 네트워크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40여명이 구금되었고 그 가운데 2명이 고문 끝에 사망했으며, 체첸 당국은 피해자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여권까지 압수해 훼손하고 있다.
 
체첸공화국의 성소수자에 대한 이 같은 탄압은 2017년에 이미 한 차례 진행된 바 있으며, 당시에는 100명이 넘는 게이 남성들이 납치된 후 고문당했고, 그 중 몇 명은 살해당했으나, 이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는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고, 잔혹행위에 대해 처벌받은 사람 또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은동기

 

이에 대해 국제앰네스티는 체첸에서 벌어진 동성애 혐오적 구금, 고문, 살인에 대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조사 실시와 위험에 처한 LGBTI의 안전 보장을 러시아 정부에 요구하는 긴급 행동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는 탄원을 진행 중이며 이렇게 모인 탄원 서명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인 오는 5월 17일, 러시아 정부로 전달될 예정이다.

 

이날 열린 공동행동은 지난해 말 재개된 체첸 당국의 LGBTI 박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체첸 당국이 게이와 레즈비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납치해 정부 비밀 시설에 구금한 채 고문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데 따른 것이다.

 

체첸의 성소수자 탄압, 대한민국은 과연 자유로운가
 

▲ 양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    © 은동기

 

첫 발언에 나선 양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은 체첸 LGBTI 탄압 상황보고에서 지난해 말 유럽안보협력기구가 2년 전 탄압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러시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협조하지 않았음은 물론 조사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사실까지 담는 등 러시아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책임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조사는 물론 처벌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으며, 여기에 더해 체첸 당국은 “체첸에는 게이가 없다”는 끔찍한 인권침해 발언은 물론 “그들은 남성으로서 “명예롭게” 죽었다”는 말을 서슴치 않는가 하면  '당신의 게이 아들을 살해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이겠다'고 말하며 동성애 혐오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최근에는 폭력적 동성애자 탄압을 공개적으로 조사했던 러시아 LGBTI 네트워크의 대표이자 인권옹호자인 이고르 코셰트코프(Igor Kochetkov)를 향한 욕설과 살해협박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었으며, 이고르가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긴급 번호로 연락하라는 말 뿐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더 이상 이 같은 끔찍한 인권침해가 반복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오늘 여기 모인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의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은 체첸 당국이 이처럼 잔인한 탄압을 끝내고 피해 사실에 대한 책임을 질 때 까지, 러시아 정부와 체첸 당국에 대한 탄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박한희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 은동기

 

박한희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최근의 보고서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40명이 구금당하고 심지어 2명이 살해당했다고 했지만, 구금, 살해된 사람의 수는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을 것이며, 지금도 늘어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데에는 직접적으로 박해를 자행하고 있는 체첸은 물론, 이를 방관하고 있는 러시아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의, 누군가의 존재는 결코 부정되지도 지워질 수도 없음을, 우리는 역사와 그리고 우리의 투쟁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면서 “여기 체첸에 연대를 보내고 함께 하는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이 있듯이, 체첸에도 박해에 맞서 스스로를 드러내며 투쟁하는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이 있다. 체첸, 러시아는 존재를 지우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종걸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장     © 은동기

 

이종걸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장은 “국가가 성소수자들을 납치, 고문한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 국가폭력,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로 과거 나치의 동성애자 학살을 연상케 한다”며 “이러한 탄압은 러시아의 동성애를 탄압하는 법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체첸의 성소수자 탄압은 비단 체젠, 러시아만의 일이 아니다”면서 “이러한 현실에 대해 과연 대한민국은 자유로운지 묻고 싶다. 10년이 넘게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 못하면서, 그리고 민주주의과 인권을 파괴하는 차별조장세력, 혐오선동세력에게는 일언반구 말 한마디 못하면서, 혐오와 차별에 눈감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2018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벌어진 일부 보수 개신교들의 집회방해와 폭력행위에 대한 정부의 모르쇠 정책을 비난하고, “체첸의 성소수자 탄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러시아 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소수자와 함께 하는 것이기도 하며, 우리가 혐오선동세력에 맞서는 이유는 그들이 누군가를 혐오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동행동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참가자들이 포승줄로 손을 묶은 채 체첸 당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치, 고문, 살해 등을 동반한 LGBTI 박해를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무지개 색의 대형을 완성하는 순간 포승줄이 단숨에 풀리는 장면을 통해 ‘우리의 연대로 체첸의 인권침해를 끝내겠다’는 결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  공동행동 참가자들이 체첸 당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치, 고문, 살해 등을 동반한 LGBTI 박해를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은동기

 

행사에 참여한 한국의 LGBTI와 지지자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는 탄압 중단을, 위험에 처한 체첸의 LGBTI에게는 연대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160여 개국 700만 이상의 회원들이 속한 세계 최대의 국제인권단체로 모든 사람이 세계인권선언과 국제인권기준에 명시된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으며, ‘차별금지 원칙’에 따라 차별을 조장하는 각 나라의 법과 제도를 바꾸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폭력과 차별에 직면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는 2007년 말에 있었던 법무부의 차별금지법 내 성적 지향을 포함 7가지 차별금지 사유 삭제 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성소수자차별저지긴급행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만든 성소수자 단체 및 활동가 개인들이 모인 성소수자 차별반대를 위한 일상 연대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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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05 [19:48]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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