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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았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6.10민주항쟁 32주년 기념식 열려
문 대통령, "깨어있는 시민 없으면 민주주의 퇴행"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6/10 [23:56]

-인권유린과 죽음의 공간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바꿔내고 있어

 

“민주주의는 대화로 시작되어 대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하는 것도 민주주의이다” -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10일 오전 11시에 서울 용산구의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이며, 군사독재정권 당시 수많은 민주인사와 학생, 시민들을 고문했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렸다. 6.10 민주항쟁 기념식은 2007년 5월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10일 오전 11시에 서울 용산구의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렸다.    © 은동기

 

이날 기념식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고문피해자, 민주화운동 당사자 및 후손, 독립유공자 후손, 6월항쟁계승사업회 등 민주화운동단체, 여성단체‧노동단체 등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회원, 그리고 정치권과 일반시민, 학생 등 약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 진행은 '땅콩회항'의 피해자로 '직장 내 갑질'에 저항해온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과 한국사회에 최초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32주년을 맞이한 올해 기념식은 ‘민주주의 100년, 그리고 1987’이라는 주제로 1987년 6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하고 평화추구 의지와 민주주의 발전 과제를 제시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되었다.

 

기념식은 주제영상 상영, 국민의례, 대통령 기념사(행정안전부 장관 대독), 국민의 소리 낭독, 기념공연 및 ‘광야에서’를 제창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앞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31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사를 통해 군사독재정권 아래 고문으로 악명높았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시민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우리의 민주주의는 광장과 거리에서 들꽃처럼 피어났다”

 

▲  민주인권기념관이 들어설 옛 남영동 옛 대공분실 건물에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은동기

 

문재인 대통령은 행안부 진념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6.10민주항쟁의 승리로 우리는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게 되었고, 국민의 힘으로 세상을 전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해 1월 14일, 이곳 509호에서 스물두 살 박종철 열사가 고문 끝에 숨졌고, ‘박종철을 살려내라’고 외치던 이한열 열사가 불과 5개월 뒤 모교 정문 앞에서 최루탄에 쓰러졌으며, 두 청년의 죽음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각성시켰고 우리를 거리로 불러냈다”고 회고하고 “남영동 대공분실은 인권유린과 죽음의 공간이었지만, 32년 만에 우리는 이곳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바꿔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광장과 거리에서 들꽃처럼 피었으며, 이제 민주주의의 씨앗은 집에, 공장에, 회사에 심어져야 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직장 동료들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아직 자라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제도로만 생각하면, 이미 민주주의가 이뤄진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주의는 제도이기 이전에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으로  더 자주 실천하고 더 많이 민주주의자가 되어가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는 아직 허허벌판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가냘픈 꽃에 불과하며, 더 많이 햇볕을 받고, 때에 맞춰 물을 주어야 튼튼하게 자라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정치권을 비롯한 종교계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막말 사태를 염두에 둔 듯 “민주주의는 대화로 시작되어 대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하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언제라도 과거로 퇴행하고 되돌아갈 수 있음을 촛불혁명을 통해 확인했다”며 “일상 속의 민주주의가 더 튼튼해져야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 등 8명이 우리사회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국민의 소리'를 낭독하고 있다.   © 은동기

 

'국민의 소리 낭독' 순서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선 이사장, 특성화고 졸업생 노조 위원장 이은아씨,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우리만화연대 만화가 유승하씨 등 8인이 우리사회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  기념식에서 합창단이 '우리가 민주주의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광야에서'를 부르고 있다.  © 은동기

 

기념식이 열린 민주인권기념관은 2001년 민주화운동기념사회법이 제정되면서 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을 목적사업으로 삼았지만 지난해가 되어서야 민주인권기념관 건립을 발표했다. 2019년에 시민사회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공모 후, 2020년에 공모 당선작을 기반으로 실시설계를 할 예정이며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될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의 전시회도 9월 말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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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10 [23:56]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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