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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침묵 속의 복무-한국 군대의 LGBTI> 보고서 발간
한국 정부에 폭력, 학대, 차별 조장하는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권고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7/12 [08:50]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국제앰네스티는 7월 11일 오전 10시에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군대의 성소수자(이하 LGBTI) 인권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한국 군대의 LGBTI> 발간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국제앰네스티는 7월 11일 오전 10시에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군대의 성소수자 인권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한국 군대의 LGBTI> 발간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은동기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군대 내 합의에 의한 남성 간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법률로 인해 LGBTI 군인들이 폭력과 괴롭힘, 차별을 겪고 있다며 해당 법률 폐지를 권고했다.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한국 군대의 LGBTI>는 한국에서 군대 내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적 행위를 범죄로 취급하는 것이 LGBTI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폭로했다. 군형법 제92조의 6항은 ‘추행’은 부대 내인지, 근무시간 중의 일인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군대 내 합의에 의한 남성 간 성적 관계를 최대 징역 2년형으로 처벌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침묵 속의 복무-한국 군대의 LGBTI> 보고서 보기

 

2009년 제정된 <부대관리훈령>에도 여전한 군대 내 LGBTI 차별과 학대
 
로젠 라이프(Roseann Rife)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보고서의 핵심내용과 관련, “군형법 제92조의 6에 의해 남성 간의 성관계를 범죄화한 직·간접적 결과로써 군인들이 복무 중에 차별과 위협, 폭력, 고립 그리고 불처벌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로젠 라이프(Roseann Rife)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   © 은동기

 

로젠 라이프 국장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와 인터뷰를 진행한 많은 군인들과 NGO들은 LGBTI가 군대 내에서 적대적인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범죄화와 더불어 한국의 군대문화는 다양성을 수용하지 않으며, LGBTI가 자신들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안전하게 밝힐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앰네스티가 인터뷰한 많은 현역군인들과 전역자들은 병사들이 군 복무 중에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기는 일이 흔하다고 말한다. 한 전역자는 ‘군대는 자신을 지우고 맞춰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2017년 군은 사상 유례없는 전방위적 조사를 통해 동성 간 성적행위자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네앰네스티와 인터뷰한 한 전역자는 자신이 군대에서 한 발간물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군 당국은 군형법 92조 6을 실제로 거의 집행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조항이 실제 수사에 사용된다는 것이 놀라웠다는 것이다.

 

2009년에 제정되고 이후 수차례 개정된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는 ‘동성애자 병사의 복무’라는 장이 있다. 여기에는 LGBTI 군인들을 차별과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도 많은 군인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시행된 후에도 차별과 학대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2017년 당시 현역으로 근무하던 한 간부는 자신의 부대 내에 한 병사가 복무를 시작하기 전에 성별재지정 치료를 이미 시작한 적이 있었고, 군대 내에서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기에 자신의 상급자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이 간부는 군대내 군인으로 인해 LGBTI를 수용하기 어렵고, 이 문제를 다른 사람과 상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군대 내 인권침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 신고전화, 상담전화 및 상담채팅방과 같은 다양한 내부적인 구제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군 전역자들과 NGO들은 아직도 군인들이 군대 내에 존재하는 모순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로젠 라이프 국장은 “동성 간의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은 사생활권에 대한 침해이며, 사법당국자들이 그러한 행위흘 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는 개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도록 용인하고 있고, 국가가 개인들을 성적행위나 성별 표현 등으로 인해 처벌하거나 사생활에 자의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적행위의 범죄화 그리고 기소 및 선고를 통해 이것을 집행하는 것은 인권침해이다. 군형법 92조의 6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차별과 학대, 폭력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모든 조치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젠 라이프 국장은 한국정부에 대해 ▲지금 즉시, 그리고 조건 없이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적행위를 이유로 한 조사, 구금 및 기소를 중단할 것, ▲동성 간 성적행위 성적 지향 또는 성별 정체성을 근거로 한 유죄판결, 기소 및 군 전역조치 등에 대한 모든 기록을 삭제할 것, ▲군 복무중인 LGBTI에 대한 인권침해 및 범죄를 저지르는 개인들에 대해 온당한 재판에 회부하는 등 책임을 묻도록 할 것,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등 다양한 근거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군형법 92조 6과 같은 낡은 조항은 아시아에서 관철되고 있는 긍정적인 모맨텀과 상반된다”고 지적하고, “최근 LGBTI 인권과 관련, 아시아에서는 중대한 진전들이 있었다. 대만에서는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었고, 홍콩에서는 동성커플의 권리를 인정하는 역사적인 판결이 있었으며, 태국에서는 동성 파트너십을 인정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군형법은 단순히 특정 성행위에 대해 법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차별을 제도화하고 게이, 바이섹슈얼, 그리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체계적 불이익을 강화하고, 군대 내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이들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정당화할 위험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누구도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누구를 사랑하는지를 이유로 그러한 차별과 학대를 겪어서는 안 된다. 한국정부는 군형법 92조 6을 시급하게 폐지해야 한다. 이것은 LGBTI가 경험하고 있는 만연한 낙인을 종식시키는 결정적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의 앰네스티 지부 통해 군형법 92조 6 폐지와 LGBTI 인권상황 개선 촉구할 것

 

국제앰네스티 한국본부 이경은 사무처장은 보고서가 한국에서 가지는 의미와 향후 국제앰네스티 캠페인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본부 이경은 사무처장   © 은동기

 

이 사무처장은 “LGBTI의 ‘침해받지 않을 권리’라는 이슈는 국제앰네스티가 전반적으로 역점을 두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주제”라고 강조하고, “특히 2018년부터 아시아지역에서 이 이슈에 대한 다양한 조사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경우, 특히 군형법 92조 6이 문제가 되면서 이번 보고서가 나오게 되었다. 이 규정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나 사회적 혐오가 문제가 아니라 바로 법과 제도의 실패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은 사회를 교육하는 기능이 있고 그 자체가 메시지이기 때문에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군대, 사회, 국가 등 구성원들이 혐오와 차별과 폭력, 고문 수준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보고서에 명시된 대로 한국정부에 명확한 주장을 하고 있고 이미 입법부와 정부부처를 방문, 우리의 의사를 모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향후 이 보고서에 근거하여 세계 각지의 앰네스티 지부들이 한국정부에 대해 군형법 92조 6의 폐지를 청원하는 탄원이 진행될 계획이며, 세계 각국의 한국 대사관에도 같은 의견이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모든 남성은 의무적으로 21개월 이상 군복무를 수행해야 한다. 군대 내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의 범죄화는 사람의 존재 자체에 따른 차별을 용인하고, 심지어 이를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대에만 적용되지만 인구의 절반 가량이 청년기에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그 사회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 여러 현역 군인 및 전역자들은 이를 반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의 군대 내에서 행해진 폭력과 강간, 아웃팅(Outing) 피해, 반복되는 성폭행을 겪은 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악화되어 결국 군 정신병원에 입원하거나 외부 접근이 제한되는 독방에서 지내게 되는 사례를 포함한 네 가지 사례에 대한 인터뷰를 공개하며,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군형법은 단순히 특정 성행위를 금지하는 법이 아니다. 이 법은 차별을 제도화하고 군대와 사회 전체에서 LGBTI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정당화한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대한민국 정부는 군대 내 남성 간 성관계를 범죄화함으로써 사생활권, 표현의 자유, 평등권, 차별 받지 않을 권리 등 다양한 범주의 인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헌법재판소는 2002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군인에 대해 동성 간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지만, 현재 같은 조항에 대한 심리를 새로이 진행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침묵 속의 복무-한국 군대의 LGBTI> 보고서를 전 세계에서 동시 발간하며, 전 세계 700만 회원 및 지지자와 함께 군형법 제92조의6폐지와 LGBTI 인권상황의 개선을 촉구하는 글로벌 캠페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지의 국제앰네스티 지부들을 통해 한국 정부에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촉구하는 글로벌 탄원이 진행될 계획이며, 각국의 한국대사관을 통해서도 같은 요구가 전해질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보고서 발간 전 국회와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 군형법 제92조의6을 폐지하라는 권고를 전달했다. 또한 기자회견 당일 국방부를 만나 군대 내 차별금지조치의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군형법 제92조 6의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은동기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군형법 제92조 6의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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