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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채용 성차별에 “정부·국회 차원 대책 마련하라”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제대로 된 처벌제도·근절대책 마련"촉구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10/09 [08:35]

 [한국NGO신문]  기자 = "또, 여자라서 떨어졌다". "또 공기업의 점수조작 채용성차별이다". "이번엔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다."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8일 공동성명을 통해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한 서울메트로가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되기 전 2016년 7월, ‘모터카·철도장비 운전 분야’와 ‘전동차 검수지원 분야’ 채용 과정에서 여성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하여 고의로 탈락시킨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이 인용한 지난 9월 30일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결과를 보면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분노를 금치 못하게 한다. 서울메트로는 최종 합격권인 여성 지원자 6명에 대해 면접점수를 과락인 50점 미만으로 조작하는가 하면, 심지어 ‘모터카·철도장비 운전 분야’ 면접에서 87점을 받아 1등이던 여성은 점수가 고쳐져 48점을 받고 탈락했다.

 

반면, 남성 지원자의 경우 불합격자를 ‘채점오류’라며 합격자로 둔갑시키기도 했고, 특수차 운전 분야에 무면허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여성이라 하기 힘든 업무’이고 ‘현장여건이 여성을 채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합격권에 있던 여성 응시자들은 이유도 모른 채 탈락했다. 차별적 환경을 개선하고 성평등한 사업장 조성에 앞장서야 할 공사가 성별을 사유로 채용의 기회를 박탈한 면접위원의 위법행위를 옹호한 것이다.

 

남녀고용평등법에도 비일비재한 채용 성차별

 

이러한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2017년 가스안전공사와 대한석탄공사, 그리고 2018년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금융, IBK투자증권, 킨텍스 까지, 이들 기업들은 채용성비를 사전에 정해놓거나 채용과정 중 점수를 조작해 여성지원자를 일부러 떨어뜨린 곳들이다.

 

2018년 가을 채용성차별 여부를 조사하던 중 채용관련 서류를 폐기하여 은폐의혹이 붉어졌던 삼성생명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카드, 삼성증권,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도 있다. 즉,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2년 동안 적발된 채용성차별 건 중 13번째, 공기업으로서도 4번째로 적발된 건이다.

 

공동행동은 “이번 서울교통공사를 포함, 상기한 채용성차별 기업들은 모두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고 정부의 감독을 받는 공기업이거나 금융사이며, 규모도 큰 기업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공기업·금융사는 채용절차와 방식이 체계화되어 있고 내외부 감사시스템이 존재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하고 성별을 이유삼아 지원자를 떨어뜨리는 범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한국사회의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에서 여성 취준생들이 어떤 수모를 겪고 있을지 상상만으로도 참담할 따름”이라고 맹렬히 질타했다.

 

이에 공동행동은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 21세기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자격이 충분해도 ‘여자라는 이유로 떨어뜨’리는 전근대적인 일들을 언제까지 겪어야 하는가”라고 절규하며 서울교통공사를 관할하는 서울시와 정부, 국회에 ▲서울시는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채용성차별 건을 정확히 채용 ’성차별’ 문제로 인식하고, 부당탈락자 구제와 재발방지를 포함한 채용성차별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과 ▲정부와 국회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채용성차별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대로 된 처벌제도·근절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 후 서울시는 ‘친인척 채용비리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입장 발표에 중점을 두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의 핵심에는 ‘성차별’, ‘채용성차별’이 문제였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채용 지원자의 점수를 함부로 조작하고, 심지어 ‘여성은 이런 일은 못한다’는 성차별적 인식 하에 여성 지원자를 고의로 떨어뜨린 것은 친인척 채용비리 이상으로 심각한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당하게 떨어진 여성지원자들을 구제하는 것은 물론, 채용성차별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공기업 전체에 대한 채용성차별 전수조사 실시 ▲채용단계별 합격자 성비 공개를 포함, 채용과정 중 성차별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등 재발방지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유리천장지수(glass ceiling index)는 OECD국가 중 최하위를 맴돌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7 성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에서 한국은 144국 중 118위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국격과는 너무나 동 떨어진 현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 지난 4월 24일 채용과정에서 성차별한 KEB하나은행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는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  

 

허약한 처벌규정 피해 빠져나가는 기업들, 처벌규정 강화해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에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모집 및 채용에 있어서 여성을 배제하여 모집하거나 남녀별 채용예정 인원수를 설정하여 모집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른바 <채용차별금지> 조항이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은 처벌 규정이 너무 약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심각한 채용성차별 범죄를 일으킨 기업들의 사례가 줄줄이 적발되었음에도 이들 기업들은 고작 벌금 300~500만원의 처벌만 받고 빠져나갔다. 그 처벌 규정은 최고형 벌금 500만원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행동은 2018년 7월5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낸 <채용성차별 해소 방안>에 “고의·반복적으로 여성을 채용에서 배제하는 등 성차별을 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 수위를 현행법상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는 법률 제·개정”하겠다는 고용노동부의 계획이 명시되어 있으나 아직 감감무소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채용성차별은 여성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서울교통공사 건을 계기로, 국민의 노동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범죄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인 차별 근절 제도를 마련하고 엄격히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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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9 [08:35]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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