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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 시민사회와 주민들 강력 반발
“박정희 기념사업, 광기 어린 역사왜곡을 넘어 정신적·물질적 공해에 가까워”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7/11/14 [07:27]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소재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앞에서 4.2m짜리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문제를 놓고 찬반으로 갈린 지지자들이 충돌했다.

도서관 앞은 찬반으로 나뉜 지지자들 사이에 몸싸움과 험악한 욕설 등이 난무하면서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투입된 의경들을 사이에 두고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소재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문제를 놓고 찬반으로 갈린 지지자들이 충돌했다.    © 은동기

이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하 기념재단)은 동상 제막식 대신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이하 ‘추진모임’)으로부터 4.2미터 높이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의 기증 증서만을 전달받았다. 동상을 세우려는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의 부지가 서울시 소유여서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념재단 측은 “대통령 기념관으로 지정해서 임대했으면 이 기념관 자리에 기념관의 주인공 동상을 세우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시각, 도서관 앞 도로변에서는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지역 주민 등 약 100여 명이 동상 건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동상 건립 자체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백산 지청천 장군의 외손주인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은동기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백산 지청천 장군의 외손주인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지금도 공과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면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동상을 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박정희는 친일 군인이면서 해방 때까지 임시정부의 반대편에서 교전을 수행한 명백한 ‘적국의 장교였다’”며 “청산의 대상이 될지언정 기념의 대상은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와 ‘박정희동상설치저지 마포비상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14일까지 도서관 앞에서 동상의 기습 설치를 막기 위해 대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동상 건립은 심의를 거쳐야 할 106명의 서울시의회 의원 중 7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   박정희 동상 설치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적폐 중의 적폐이며 원조 적폐인 박정희의 동상을 서울시민의 땅에 세우겠다는 준동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서울시에 대해 동상 설치를 불허할 것을 촉구했다.     © 은동기

적폐 중의 적폐 박정희, 서울시민의 땅에 동상을 세우겠다고?

박정희 동상 설치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원조 적폐, 박정희 동상 설치 반대한다’ 제하의 <기자 회견문>을 통해 “1939년 3월 혈서와 함께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써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과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을 다할 것을 일왕에게 맹세했고, 해방 후에는 불법쿠데타와 종신독재로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한 반헌법 인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해 촛불시민혁명으로 적폐청산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적폐 중의 적폐이며 원조 적폐인 박정희의 동상을 서울시민의 땅에 세우겠다는 준동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만약 기념재단이 박정희 동상 설치를 강행한다면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기필코 저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서울시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통해 동상 설치를 불허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기자회견 주최 측에 따르면, 박정희 동상은 이미 전국적으로 많이 설치되어 있다. 구미초등학교를 비롯, 경북대 사범대, 서울 문래공원, 포항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청도 새마을운동발상지광장, 구미 생가, 구미 박정희체육관, 성남 새마을중앙연수원, 철원 군탄공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 건립되어 있으며 박정희가 교사 시절 하숙했던 문경에도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또 “동상 외에도 2002년 구미실내체육관이 박정희체육관으로, 2013년 철원 군탄공원이 박정희장군전역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전국 방방곡곡에 박정희 휘호는 최소 600점이 넘는다”고 지적하고 .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은 1400억원이 넘고, 그 액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마디로 박정희 기념사업은 광기어린 역사왜곡을 넘어 정신적·물질적 공해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의 부실 운영과 서울시의 관리·감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박정희기념관 건립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자 2001년 서울시(당시 고건 시장)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현 기념재단) 양측은 협약서를 작성하고 기념전시관 외에 시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개관을 합의했다. 그것을 전제로 시유지가 무상 제공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은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해 서울시 역시 수수방관하고 있다.

또한 협약서에는 기념재단이 전시실과 도서관 완성과 동시에 시설 일체를 서울시에 기부채납 하기로  했지만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결국 서울시민의 재산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주최 측은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기념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국정농단의 공범 김기춘이었다”고 지적하고 “그가 2013년 5월부터 8월까지 단 3개월 동안 이사장을 역임한 기간 동안 기념재단에는 15억여 원의 거액이 기부금으로 들어왔다”며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 대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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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4 [07:27]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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