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회·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이화여대 설립자 김활란 총장 동상 앞에 놓인 친일행적 팻말
“부끄러운 역사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역사 앞에 당당하겠다”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7/11/14 [14:49]

이화여대 설립자인 김활란 총장의 동상 앞에 그의 친일 행적을 담은 팻말이 세워지면서 이러한 상황이 다른 친일 사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로 구성된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이하 기획단)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본관 앞 김활란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열었다.

▲  이화여대 학생들로 구성된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본관 앞 김활란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열었다.      © 은동기

정유라 사태로 홍역을 앓고 난 학교 측은 이날 친일행적이 기록된 안내팻말 설치에 대해 <교내 건축물 명칭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아 승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상황도 아니라고 학생들은 분위기를 전했다.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금과 홍보 캠페인을 시작, 1,022명으로부터 1인당 1,000원씩의 후원금을 모아 팻말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초대 총장인 김활란은 대표적인 거물급 친일파”라며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각종 여성 단체들을 설립하여 명성을 쌓았지만, 이내 변질한 후, 각종 친일단체에서 활동했고 일제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앞장서서 해왔다”고 밝혔다.

▲ 이화여대 설립자 김활란의 친일행적 알림 팻말     © 은동기

이어 “김활란은 일제의 침략전쟁을 ‘성전’이라며 ‘아들을 기쁜 마음으로 전장으로 보내라’는 연설을 했고, ‘황국 여성으로써 천황께 충성하자’는 망언과 함께 조선인 징병이나 위안부 모집, 신사 참배 강요에도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획단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김활란의 친일행적을 알리고 나아가 친일파의 동상이 대학 교정에 존재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부끄러운 역사를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역사 앞에서 당당한 이화를 만들고자 1,022명 학우들의 마음과 의지를 모아 팻말 제작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역사 앞에 당당한 ‘이화’를 바란다> 제하의 입장문을 통해 “일제 강점기, 조국과 민족을 팔아 자기이익을 도모했던 친일파들과 그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역사적 죄악”이라고 밝히고 “그럼에도 현재 수많은 대학 교정에는 많은 친일파들이 동상으로 가려지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화여대 설립자 김활란의 동상과 그의 친일행적 알림 팻말.     © 은동기

기획단은 “우리는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이화’를 바란다. 친일의 역사를 기리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고 정당화 하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다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세우기가 친일파 동상 철거로 나아가기까지, 앞으로 더 많은 논의와 토론을 불러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직 청산되지 못한 부끄러운 우리의 과거를 마주하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려는 논의와 노력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러 대학의 교정에 존재하고 있는 친일파 동상들에 대한 문제 제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작되기를 바라며, 우리는 이 팻말을 시작으로 뒤틀린 우리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더 자랑스러운 이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철제로 제작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받침대 위에 놓인 팻말에는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김활란의 대표적 친일행적과 발언 및 1,022명의 기부자 명단이 수록되어 있다. 

지난해 10월 19일, 이화여대 학생들과 교수협의회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양의 입학 특례와 이를 위해 학교 측이 학칙까지 개정한데 대해 학교 측의 해명과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며 교내 시위를 벌였으며, 최 총장은 이날 전격 사퇴했다. <관련 기사 보기>

결과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던 이날의 교내 시위는 급기야 민중총궐기와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로 이어지면서 한국을 거대한 정치, 사회, 문화적 변화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이날 이화여대가 설립자의 친일행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정치권에서의 적폐청산 작업과 함께 대학가에 과거사, 특히 ‘친일 청산문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이슈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7/11/14 [14:49]  최종편집: ⓒ wngo
저작권자(c)한국엔지오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화여대. 김활란 동상 앞 친일행적 알림 팻말.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관련기사목록